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ena Cho Apr 22. 2024

우리 또 언제 여행 가?

다음 여행은 잠시 보류해 두겠습니다...

여행을 다녀오면서 막내 언니가 '우리

이제 언제 여행 또 가?'라고 말을 했다.

여행을 언제 또 갈 수 있을까?!...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나지만, 그래서

정처 없이 많이도 다녔던 나인데,

이젠 여행 계획을 함부로 세울 수가 없다.

이유는 내가 보호소에서 입양한 토리 때문이다.


여행은 둘째 치고서라도 이게 주말이나,

퇴근하고 누굴 만나거나 뭘 할 수도

없고, 예전엔 쉬는 날 카페 가서 글 쓰고,

책 보는 게 소확행이었는데 이제 그런

일은 할 수가 없다. 그리고 예전 같으면

길 가다가 아무 식당이나 들어가서 혼밥도 

하고 그랬는데, 이젠 쉬는 날이면 

내 옆엔 늘 토리가 있기 때문에 식당에서

혼밥도 어려워 졌다.


생각보다 강아지 입장이 안 되는 곳이

많다 보니 굳이 찾아간 게 아니면

불쑥불쑥 가게에 들어가서 주문만

하고 나오기도  어려울 때가 있다,

그도 그럴것이 주문을 하려면 가게

안을 들어가야 하는데, 입장이 안되는

곳엔 무턱대고 강아지를 데리고 들어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나마 토리가 어려서 토리를

혼자 두고 출근이라도 하지만 토리가

더 나이가 들면, 직장도 관두고 토리를

보살펴야 할 거 같다. 아니 토리가

아프지 않더라도 토리가 좀 더 나이가

들면 나도 일을 관두고 토리랑 보다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싶다.

좌: 열린 송현공원의 청보리밭(?), 우: 우리집 소파, 토리자리

토리는 감사하게도 참 순하다,

여느 말티즈답지 않게 산책을 다녀와서

발 닦기며, 빗질 등 하나도 어려운 게

없다. 그렇다고 집에서 짖는 것도 아니고,

단 한 번도 입질이란 걸 해본 적도 없다.


그런데 나는 이게 그냥 당연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토리를 봐주던 회사 동료분이 '토리가

참 신사 답더라' '너가 복 받은 거다'란

말을 듣고 난 뒤에 깨닫게 된 것이다.


나는 토리를 임시 보호처에서 입양해서,

나는 유기농 음식 사 먹지 않지만, 토리는 

유기농 사료에 각종 영양제에다, 

매일 하루 번 산책 등...

내가 해주는 거만 생각했지 토리가

복덩이 다란 생각은 사실해 본 적은 

없었던 거 같은데...

물론 나도 토리가 너무 좋고, 활력도

된다고 늘 느꼈지만 말이다.

좌:인왕산 길 우: 비오는 한강

그런데 산책 때 다른 강아지를 보면

짖는 게 늘 마음에 걸리긴 하는데,

영상을 찾아보면 강압적으로 목줄을

당기거나 하는 훈련이 대부분이라서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토리를 여행 때 잠시

봐줬던 동료분이 본인이라면 훈련을

할 거 같다고 얘기를 했다.


물론 나도 입질을 한다던가 하면 당연히

사람을 불러서라도 훈련을 할 생각이지만,

산책 때 다른 강아지를 보고 짖는 건 그 순간

시선만 돌려주면 멈춰지는 행동이라

나는 크게 생각을 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내가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니까

토리한테 뭔가 강압적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게 싫다...


훈련을 받는 게 토리나, 나한테 좋은 건지

모르겠지만, 이 문제는 좀 더 고민을

해봐야 하겠고 무엇보다 요즘 산책땐

목줄을 하다 보니 짖는 것도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지긴 했다.

우선 목줄 때문에 내가 제지를 하기 전에

토리가 스스로 날수가 없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센치한 토리, 풀 냄새 맡는 걸 좋아한다, 퇴근후 산책 길

아직도 어느 곳에서 못된 주인을 만나

힘겹게 사는 동물들이 있을 테고, 번식장이나

펫샵등에서도 고통받고 있을 아이들이

너무 많을 거 같은데, 나는 단 한 마리

이지만 토리를 입양 한 건 다른 걸 다

떠나서 내 인생에서 참 잘 한 일인

거 같은데, 무릎에 이어 어깨까지 아파서

걱정이다.


토리야 내가 너의 견생을 역전시켜줄 만큼의

견주는 못되더라도 네가 늘 행복하면

좋겠다~!! 그런데 너 입양하면서 산 

주식이 요즘 폭락해서 조금 슬프네...

나중에 엄마 회사 관두면 우리 토리랑

여행 가려고 한 건데... 그냥 적금 들 걸

그랬나 봐...;;





매거진의 이전글 응, 먼저가 난 이미 틀렸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