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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na Cho Jun 04. 2024

오늘이 어제랑 안 똑같네요...

오늘 출근길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아무 생각 없이 운전을 하면서 출근을 하는데,

내가 작년 11월에 유기견 보호소에서 입양한

토리가 강아지가 아니라 사람이라면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다. 강아지와 사람을 비교하는 거

자체가 문제라면 문제 일수도 있지만 이런

생각이 든 배경에는 안 그런 사람도 많지만,

입양 후에 아동을 학대하는 사람이 기사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동물도 이렇게

작고 소중한데 하물며 사람을 입양해서

어떻게 이렇게 방치며, 학대를 할 수 있을까란

생각에서 말이다.


언젠가 혼자 살지만 나도 입양을 할 수 있으면

입양을 하고 싶다란 생각을 잠시 해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법테두리 안에서 혼자 사는

1인가정에 입양이 허락된다 하더라도 나

혼자서는 감당이 어려울 거 같아 규정이나,

이런 걸 찾아보지도 않고 마음을 접은 적이

있었다.


사실 얼마 전에 내가 감기로 고생했다는 얘기를

글에 쓴 적이 있는데, 그때 오한으로 온몸이

근육통으로 손톱밑까지 통증이 있고, 어지러워서

물만 마셔도 토가 나오고 화장실도 가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나는 옷을 껴입고 하루 토리

산책을 했었다.

이렇게 앉아있는 토리를 볼 때마다 묻고 싶다, '혹시 사람이세요?'


작은 소파에 너가 이렇게 누우면 내 몸은 소파 밖으로 반은 나가야 한단다, 아가야..

산책을 다녀오면 찬 바람을 쐬어서 그런지

아침산책 후에는 온몸이 더 아파져서

조금만 더 아프면 119를 불러 혼자서라도

병원을 가야겠단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렇다고 이런 상황에 토리가 나한테

물 한 컵이라도 떠다 주는 것도 아니고,

나는 아픈 상황에서도 아침에 산책 다녀오면

저녁 산책이 걱정될 정도로 아픈 상황에서도

어떻게 서라도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아 누군가를 책임진다는

건 쉬운 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하물며

강아지도 이런데 사람은, 거기다 아기를

입양하는 사람들은 그 무게가 더 강하고,

무거울 텐데 그런 상황에서 어린아이를 방임,

심지어 숨지게까지 하는 건 그 사람의

문제이겠지만,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가끔 당근마켓이나, 애완견 카페에

입양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입양

문의 글을 볼 때가 있다, 거기다가 나는

가끔 댓글을 달기도 하는데, 좋은 것만

생각하면서 입양을 쉽게 결정하면

안되고, 신중하게 생각한 뒤에 결정

해야 된다고 말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 토리 입양한 것을

후회는 해본 적이 없다. 그냥 토리는 힘이

들던, 안 들던 나의 활력소이기 때문이다.

내가 아플 때 물 한 컵 떠다 주지 않아도,

아파 죽겠는데, 자꾸 자기편한대로 내 자리

침범해서 나는 계속 침대 끝이나 벽에 붙어

있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진 그 모습이

귀찮긴보단 귀엽다.


이런 걸 보면 혼자 오래 살아온 나의 지난

삶이 뭔가 무의미하고, 건조하게 살아왔었나?

 느낌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그때도 내 주변 사람들은 내가 에너지가

넘치는 거 같다란 얘기를 많이 했었고,

실제로 나도 여행도 많이 다니고, 전화영어도

하고, 심지어 토익 학원까지 다니지 않았던가...

일상이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이 오늘 같을 거

같은 그런 지루한 일상에, 그래도 내게 활력을

주는 건 위에서 말한 토리 돌보기와 독서,

그리고 글쓰기이다.

유튜브 시청이나, SNS 같은 건 내가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보거나 해도 머릿속에 오래

남지 않는 거 같단 생각이 들었고, 일정 시간

이상 보게 되면 오히려 피로만 더 쌓이는

그런 느낌이 드는데, 토리를 돌보거나

글을 쓰는 건 나의 에너지원이 되는 거 같단

생각이 든다.


매일 하루의 반은 토 나올 거 같은 회사에서

보내지만 그래도 하루 일상에서 뭔가를

떠올렸을 때 입에 미소가 지어지고,

즐거운 마음이 드는 게 있다면 아직

인생은 살아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생각이 들고, 어깨는 아프지만

점심시간을 쪼개어 한의원도 가고,

어깨 마사지도 일주일에 한 번 받을

수 있도록 월급을 주는 회사가 있어 감사하단

생각도 들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매일 같은 일상이

반복된다고 하지만 어제와 같은

오늘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거 같다.

어제보다 오늘이 더 최악인 날도 있고,

소소하지만 가끔은 세상에 태어난 게

감사하게 느껴질 때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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