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가의 식탁 이효진 Mar 03. 2017

소개팅하는 여자

제주에 사는 여자, 네마음을 보여줘~!

<소개팅하는  여자>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꽃피는 봄인데 외롭지 않냐고  좋은사람 있다고 소개시켜준대요...아싸라비야... 기대감이 퐁퐁퐁 샘솟고 이제 본격적으로 소개팅에 대한 준비를 해나가는 여자!!!! 일단은 남자의 정보를 캐내기로 해요.


여 - 그러니까 모닝대학교 나왔다.... 이거지? 모닝대학..모닝대학..누가 있지?


인연의 꼬리를 물고 물어 어떤 남잔지를 샅샅이 캐내기 바빠요. 물론 정보 캐내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요즘은 시대가 좋아져 이름 석자에 나이만 알면.. 쉽게 그 사람의 정보를 캐낼 수가 있다는 거에요.


여 - 오~ 여기 있네.. 여기 있다!!!!!!


하지만....이런  된장~  sns 사진들비공개로 꽁꽁 가려졌으니!!! 살포시 신비주의로 가리워진 남자에요.

 
여 - 그래... 만나보면 알겠지..


남자정보탐색전이 끝나면 여잔 이제 본격적으로 예쁘게 보이기 대잔전에 들어간데요. 우선 다이어트 돌입!!!!! 먹고 싶은 거 안 먹고.. 옆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어대도 절대 유혹에 흔들리지 않아요. 곧 소개팅이 있으니까요. 먹을 거 굶어가며..열심히 스트레칭에 운동하고 몸 만들기는 기본이에요.  팩이며 마사지며 피부관리까지..소개팅 건수가 잡히면 여자는 참 바빠져요.. 해야 할 일이 많아져요.       


드디어 소개팅 당일~~~~~
다이어트, 피부관리에 신경 바짝 썼더니.. 그만 입고 갈 의상을 놓치고 말았어요. 옷장을 뒤적뒤적.. 살피고 찾고 뒤적여봐도 입고 갈 옷이 없어요.  무슨 옷을 입을지 여간 고민되는게 아니에요.이러니 꼭 소개팅용 쇼핑을 하게 된다는 여자!!!!!!!!!!! 쇼핑의 거리 칠성통까지 나갈 겨를이 없어요. 미용실에 들려 드라이도 해야하고 이것 저것 계산해 봤을때 시간적 여유가 없어요. 이럴때를 대비해 동네 잘 가는  옷가게가 있어요.       

       
여 - 언니... 나 오늘 소개팅... 적당한 옷 빨리..빨리 추천해줘요


오늘은 또  어떤 남자를 소개 받느냐고 물으며  여자의 스타일대로 옷을 건네주는 가게 주인 언니!!! 여잔 이 옷 입어보고 저 옷 입어가며  이런 남자가 괜찮네... 제발 멋진 남자가 나와줘야 할텐데 둘이 입어보고 추천하고 추천하고 입어보고... 소란스러운 매장 안 풍경이에요.
그렇게 복장까지 갖춰졌으니 이제 드라이발 날리고 시계를 쳐다봐요. 아직 좀 여유가 있어요~


여 - 자고로 여자란 5분은 늦어야 하느니라....


5분 늦을 생각에 여잔 거울을 들여다보며 화장은 잘 됐는지 꼼꼼히 살피고  방긋 미소 연습까지 해요. 약속 장소 레스토랑 도착!!!  앉아 있는 남자의 모습!!!!!!! 아싸라비아...  딱 여자 스타일이에요. 여자의 내숭이 시작되는 순간이에요. 소개팅 대비 다이어트 때문인지  꼬르륵 배에서  신호가 와도 여잔 조신한 자태를 유지해요~~~~~ 밥도 조금만 먹고 깔깔대며 웃던 웃음도 어느새 호호호 살짝 미소로 바뀌고~ 남자 앞에 여성스러운 매력을 한껏 발산해내는 여자에요.


기분 좋게 다음 코스로 향하는데  아... 이런, 쌈장....  의자에서 일어난 이 남자.....키가..작아도 이렇게 작을 수가 없어요. 속았어요...앉아 있는 모습에 속았어요. 물론 키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이 여자에게 남자 고르는 조건 그 1순위는 키이기에 절대 키 작은 건 포기 못한대요.
그 이후 여자의 소개팅 자세가 달라졌어요.


여- 앉은 모습에 속지 말자!


늘 5분 미리 나가 앉아 있어 걸어 들어오는 서 있는 남자의 모습을 먼저 관찰하게 된다는 자!!!! 이런게 바로 소개팅 노하우래요.   

  

이뿐만이 아니에요.  소개팅남자가 마음에 안 들 것을 대비해  친한친구에서 적당한 타이밍에 전화 좀 해달라 부탁해요. 마음에 들면 적당히 알아서 끊고.. 쭈욱~ 데이트를 이어가며 되는 것이고 마음에 안 들면 급한 전화라는 핑계거리가 될테니 말이에요.      

        
벌써 여자에게 몇 번째 소개팅인가 몰라요. 이번에 제발 좋은 인연을 만나야 할텐데. 꽈당~ 꽈당~ 늘 소개팅에 실패하는 여자이지만 분명 꽃피는 봄날은 온다고!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은 버리지는 않겠다 말하는 여자에요.        

       

지금까지 소개팅하는 여자였어요 .


매거진의 이전글 도서관에 간 여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