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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의 식탁 이효진 Mar 02. 2017

도서관에 간 여자

제주에 사는 여자, 네마음을 보여줘~!

<도서관에 간 여자>
 
식사도 학교식당에서 저렴하게 해결이 되지, 취업정보도 귀동냥 할 수 있어. 공부하기에는 학교 도서관 만한곳이 없어요.. 그래서 매일 학교 도서관으로 출근하는 여자에요


여- 오늘은 누구와 밥을 먹지?


도서관에서 하루종일 취업공부하는 여자!!! 사실 여자는 혼자 밥 먹는게 그렇게 싫대요. 그래서 꼭 같이 공부할 단짝 친구가 필요하대요. 단짝 친구가 없었던 건 아니에요. 작년에 함께 공부했던 친구가 임용시험에 합격을 했어요. 이러니 그 언제부터 홀로 도서관을 다니고 있어요. 친구가 그저 부럽기만해요~ 또 한편에선 점심은 누구랑 먹나 고민이 되는 여자래요.
 
드디어 도서관에 도착!!!
하지만 웬걸.... 대학교 시험기간이 겹쳐 이맘때 학교 도서관은 항상 자리 잡기가 쉽지가 않아요. 그래도 살피고~ 살피고~ 자리가 없나 요리 조리 훑어봐요


여 - 어쩔 수 없어.. 메뚜기라도 뛰어야지


사람없는 빈자리에 앉았더니... 이건 어떤 멋진 남자 나타나주시더니... 자리 임자가 있다 말하는 거에요..


여 - 아니.. 자리 맡아주고 그런게 어딨어요?


여자친구 자리를 잡아주는 그 꼴을 보니 괜히 심술만 생긴다는 여자!!!
사실 여자에게도 그런시절이 있었어요...
때는 5년 전으로 거슬러 내려가 여자의 남자친구! 책이며 사전이며....이것 저것 공부할 짐들을 챙겨 담아 차로 왔다 갔다 도서관 출퇴근을 전담해줬었어요. 공부하는게 힘들다 투덜될때마다 공부 그만 하고 그냥 자기한테 시집오면 안되냐고 말하던 남자친구였는데, 그럴때마다 여자는 그랬거든요.


여 - 남자에게 기대며 살라고? 됐어!!!!


늘 큰소리 뻥뻥치며 자아실현이 우선이라 말해왔던 여자였거든요.
하지만 연거푸 고배의 잔을 마시더니.. 결국은 남자친구와도 헤어지게 됐고 뚜벅뚜벅 홀로 도서관을 출퇴근하고 있어요.
넘어지고~ 쓰러지고 이어지는 불합격 소식에!!!
도서관 담벼락에선 둘이 탈싹 붙어 소곤소곤 사랑을 속삭이는 커플의 모습이 보이고, 친구들은 결혼한다며 청첩장을 보내오지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자의 마음은 심란할 수밖에 없어요


여 - 그냥 다 때려치우고 선봐서 시집이나 가?


이런생각 저런생각을 해보지만 하지만... 역시 마음 구석에 자리잡은 굳은 결심이 여자를 책상에 붙어 앉아 있게 해요
 
웬일로 오늘 집중이 잘 되요, 무슨 이윤지 모르게 다른때와 달리 진도가 팍팍 나가주시니 지금의 이 흐름을 타 오늘 한과목은 제대로 마무리 해서 집에가야해요.
하지만 도서관에 도시락을 싸들고 나타난 친구!!!!
드디어 같이 밥 먹을 친구 확보~~~~좋아라하지만..그치만 이건 아니잖아요!!!!!!!
종일 자신과 시간을 보내달라는 친구..벚꽃이 너무 예쁘다며 사진 찍으러 나가자며 자꾸 여자를 꼬셔대요. 고민 고민하는 여자를 자꾸만 유혹해요. 공부하느라 머리가 복잡할테니 이럴때 기분전환이 필요하대요. 내키진 않지만 도시락 싸들고 온 친구의 성의를 뿌리칠 수가 없기에 그러자고 대답은 해보지만 그래도 친구가 얄밉기는 어쩔수가 없어요.
 
화려한 벚꽃나무 아래서 찰칵찰칵 사진을 찍어대고 포즈를 취해보지만 여자는 웃는게 웃는게 아니에요. 자기 앞가림 잘하는 친구들이야 근심걱정 없다지만 여자는 친구들과 같은 처지가 아니거든요.


여 - 이래도 되나? 한자라도 더 파야 하는 시간에...


자꾸만 걱정되고 친구와 비교가 되면서 점점 여잔 자기 자신을 초라하다 말하고 작게 느낄 뿐이에요 하지만 신세한탄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고... 여잔 다시 도서관 안으로 들어가요. 정신 집중해서 책을 보는데 옆에서 삐그덕 거리는 의자소리! 누군가가 노트북을 가지고 와선 전원을 키는데 윙~~하고 소리가 들리고 자판 두드리는 소리도 산만해요. 거기다 휴대전화 진동소리까지!!!
거슬리는 소리가 가득한 걸 보니... 아직도 여자의 마음 한구석은 편하지가 않은가봐요... 이때 다시 또 울리는 휴대전화 진동소리!!!


여 - 또 누구야?


하지만.. 여자의 휴대전화 문자 진동소리였어요
집에서 어머니께서 문자메시지를 보내왔어요.. 우리딸 고생이 많다고 파이팅하라는 응원의 메시지에요. 나이 많은 연세에 언제 문자 보내는 걸 배우셨는지 이제 독립해야 할 다 큰 딸을 여전히 뒤바라지하며 고생하는 어머니 생각을 하니 울컥~ 미안해지며 다시 결심을 다지게 되요


여- 올해는 반드시 취업한다고~


여잔 꿈을 이룬 자신의 미래의 모습을 떠올려요.
기뻐하는 부모님의 모습을 떠올리며~ 박차를 가해 공부에 매진해요
 
지금까지 도서관에 간 여자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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