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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의 식탁 이효진 Feb 19. 2017

마트에 간 여자

제주에 사는 여자, 네마음을 보여줘~!

<마트에 간 여자>
 
냉장고 정리를 열심히 해대는 여자.. 마트에 가기 전 여자는 그래요. 물가가 많이 올라 일단 사야할 물품들이 뭔지 꼼꼼히 따져보고 확인해야지만 과소비를 줄일 수가 있대요.. 할인품목..할인 행사들은 없는지 이 마트 제품이 싼지 저 마트 제품이 싼지.. 일단 집에서 열심히 저울질해가며 비교하며 따져대기 바쁜게 마트 가기 전 여자들이래요..비교하고 따져보고 확인해봐도 역시나 사야할 물품들은 많아요... 이 많은 걸 혼자 사서 오는게 감당이 안되니.. 결혼한 여자는 남편을 슬슬 꼬새대기 시작해요.


여 - 남편~~~~~ 같이 갈거지?


미안한 얘기지만... 남편은 짐꾼으로 동행할 수밖에 없어요..안 간다는 둥.. 또 짐꾼이냐는 둥.. 말이 많은 남편이지만 결국 여자의 설득과 꼬임에 넘어가고 말았어요.. 그런 남편이 사랑스럽고 또 고마워요.
 
하지만 사랑스러운 것도 한순간!!!!
식품점 코너로 향해야 하는데... 이런 환장~
어느새 스포츠용품 코너로 횡하니 가버린 남편!!! 이러니 여자의 바가지는 또 시작될 수밖에요.


여- 또또 시작됐네... 뭐야? 장보러 가야지~~~~~~~~~~


이럴땐 남편이 참 어린애같아 보여요. 남편은 오자마자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매장안으로 들어가 발을 안떼요.. 무언가 굉장히 망설여해요.. 봐 주는것도 한두번이지.. 이러다가는 밤샐 것 같아.. 남편을 억지로 끌고선 식품매장쪽으로 향해요
 
마트의 재미는 시식코너!!! 이거 먹어보고 저거 먹어보고 완전 살판난 여자에요. 옆에서 남편은 여기가 뷔페냐며 구박을 해대고... 그런 소리에 전혀 아랑곳 하지 않는 여자!


여 - 남편~ 자기도 먹어봐. 자... 어서~~~~~~~~~


처음엔 안 먹겠다더니..결국엔 못이기는 척 먹어대는 남편.. 맛있어 하는 눈치에요. 그렇게 시식코너를 즐기고 있던 찰나에..이런 된장~~~~~~
옛날 남자친구를 만났어요.. 아직 결혼을 안 했나 봐요.. 혼자인가봐요. 왜 여태 결혼을 안한거야~라는 걱정보다는


여 - 남편과 오니 괜히 든든하네.. 


남편과 함께 오길 다행이라 생각하는 여자에요..
아무것도 모르는 남편인데 괜히 뭔가 눈치채면 어쩌나하고 황급하게 얼굴을 돌리고 장을 보는 여자에요. 그러면서 남편에게 굉장한 친절을 베풀어대요


여 - 하늘같은 남편~~~~· 뭐 드시고 싶으신 거 없으십니까?


또 엉뚱한 상상까지 해보는 여자래요


여 - 만약에... 아까 마주친 그애랑 결혼했으면 어땠을까?


옛날 남자친구와 결혼했더라면, 함께 장을 보러 왔더라면 어땠을지에 대한 쓸데없는 상상을 해보는 여자래요. 지금 남편처럼 마트에 따라 나설래? 안가네? 실랑이는 벌이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고. 시식코너 앞에서 못 먹은 귀신도 아니고 먹네~마네~ 구박을 당하는 일도 없을 것이며~ 아줌마티 팍팍 나서 창피해서 같이 못 다니겠네~ 좀 꾸미고 다니라는 둥.. 이러네~저러네~ 적어도 여자가 들어서 맘 상하는 말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혼자 상상 속을 헤집어 다니는 여자!!!!!!!!!!!!!!!
 
바로 그때...남편!!!! 여자를 화장품 코너로 데리고 가는거에요. 여자의 손이 거칠어졌다며 핸드크림을 찾는 남편!!!


여 - 아니.. 오늘따라 우리 남편이 왜 저러실까?


있는 구박 없는 구박 다 해대던 남편의 달라진 태도에 의아해질수밖에요
남편말이 못난 남편 만나 고생만 해 그런것같아 마음에 걸린대요. 앞으로는 매일 아침 여자의 손에 핸드크림을 발라주겠대요.


여-내일은 해가 서쪽에서 뜨려나.


믿기지는 않지만 사실 남편의 말에 감동 받은 여자에요
 
오늘 저녁에는 남편이 좋아하는 반찬으로.. 아주 푸짐한 밥상을 차려 바쳐야겠어요. 이것 저것 반찬거리들을 사고 챙기고, 나름 알뜰녀라고 할인율도 꼼꼼히 따져가며 장을 봐요. 장을 다 보고 난 후...장바구니를 펼쳐드는 여자! 아무래도 여기 이 장바구니론 다 담지 못할 것 같아보여요. 남편에게 박스를 만들어 오라고 시켜요. 할인카드며 할인쿠폰..포인트 카드까지 내밀며 알뜰한 여자임을 당당히 보이며 계산을 끝내니 남편이 그 무거운 짐들을 들어 차로 이동을 해요.
 
무거운 짐 들어주지.. 거기다 운전기사 되어주지.. 고생한다며 핸드크림 사 줘.. 오늘 마트 안에서 남편의 사랑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며 행복이 무언지 알게되었다는 여자!!!
 
지금까지 마트에 간 여자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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