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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의 식탁 이효진 Feb 19. 2017

마트에 간 남자

제주에 사는 남자, 네마음을 보여줘~!

<마트에 간 남자>
 
혼자 사는 남자.. 집에 먹을 것도 다 떨어졌고 냉장고를 들여다 봐도 텅텅텅~ 비어 있어요... 뭔가 채워 넣어야겠고 그래서 마트로 향하는 남자에요
 
마트 주차장으로 들어선 남자!!! 이건 무슨 여자 운전자들의 집합장소도 아니고


남- 마트에서 무슨 모임이라도 하는 거야?


장을 보기 전... 주차 때문에 진 다 빼게 생겼어요. 겨우 겨우 자리를 하나 찾았는데... 이런 된장~~~~~~~~~~ 남자가 들어갈 자리를 고새... 남자가 한눈판 고새... 이건 내 자리네 하고 자리 차지한 어느 아주머니... 운전은 못해도 이럴때 잽싸게 한자리 차지하는 걸 보며 남자는 역시 또 한번 느껴요...역시 아줌마는 위대하다고~~~~~ 마트에 오면 주차난에 시달리게 된대요. 아무리 베스트 드라이버더라도.. 막무가내로 버티고 끼어들고..얌체족 운전자들 덕에.. 짜증나는 순간이 많아 한 인상 쓰게 된대. 여전히 자리는 보이지가 않고 돌고 돌고 돌다... 드디어 주차공간 발견!!!! 이쯤이면 남자에게도 양보란 없어요. 얼른 들이대기 시작해요.
 
그렇게 주차를 끝낸 남자. 차 안에서 뭔가 큰 봉지를 꺼내 들고 나와요. 무언가하고 봤더니 쓰레기래요. 일부 남자들은 그렇대요. 차 안에 쌓아뒀던 쓰레기.. 보통 마트에서 버린대요. 그렇게 쓰레기 처리를 끝낸 후 이번에는 뒤적뒤적 주머니를 뒤적이는 남자!!! 하지만 간장~~~~ 100원짜리 동전이 없어요.


남- 아니... 바구니로는 자세가 안 나오는데...


마트에서의 묘미는 카트 밀기래요... 마트에 왔으면 카트를 밀어줘야 한대요. 결국 안내센터에서 동전을 바꾸고... 카트를 밀며 장을 보기 시작해요.
먼저 향한 곳은 식품재장이래요. 배가 살짝 고파오는게 시식으로라도 굶주린 배를 달래줘야한대요. 그런데 오늘따라 웬 아이들이 저리도 많이 남자의 앞을 휘젓고 다니나 몰라요


남- 저기 저 애들... 다들 내 적이야~


애들과 경쟁을 한다는게 좀 창피하긴 해도 시식코너 앞..애들 사이에 삐쭉.. 얼굴을 내밀어봐요. 괜히 사지도 않을 거지만..듣는척!! 맛있게!!!! 왜? 미안하니까~~~ 그래도 남자체면이 있지 막 먹어댈 순 없는 노릇이래요!!! 이쑤시개를 이용해 가장 큰 걸로 길에 집어먹어요.
 
하지만 이런 쌈장~~글쎄 옛날 여자친구와 딱 마주치고 말았어요.


남- 아.. 창피해.. 뭐야? 누구랑 온거야?


옆을 살펴보니 남편이랑 함께 왔나 봐요. 둘은 서로 얼굴을 돌려 버려요. 괜히 자신의 처지가 처량해 보인다는 남자! 사실 남자는 바로 저기 저 모습.. 옛 여자친구라는 저 여자의 지금의 저 모습을 꿈꿔왔거든요. 여자와 결혼해 함께 마트에서 장을 보는 모습... 카트 안에는 아이를 태우고 서로 상의하며 단란하게 장을 보는 그런 행복한 결혼의 모습을 상상했건만..그녀는 이미 자신 앞에 행복한 모습을 펼쳐 보이고 있고 자신 혼자서만 지지리 궁상이에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결국 남자는 장소를 옮겨요. 자신의 관심장소로 향해요. 사실 남자는 식품코너보다 전자제품, 운동기구매장쪽에 관심이 많아요. 남자는 노트북, 카메라.. tv..이런쪽에 관심 곱빼기에요. 마음에 드는 제품을 발견하면 한참을 발길을 안 떼고 고민 고민하는 남자.
지폐의 단위가 달라지니.. 좀더 집에 가서 고민해보기로 해요.
 
옆에 사람이 과일을 사들고 다녀요. 먹음직스러워보이는 과일!!! 남자도 꼭 먹어줘야할 것 같아 다시 식품코너로 가요. 과일을 사고 그 외에도 혼자사는 남자들의 필수품!!! 라면, 김치, 달걀 등 생계형 장을 본대요.


남- 싸네... 좋네...


이런 저런 제품들 앞에서 괜히 사지도 않을 거면서.. 제품을 평가하며 여유있는 표정으로 장을 봐요
 
이번에는 속옷 가게로 향해요. 속옷을 살 때는 괜히 부끄부끄..부끄러워진다는 남자래요. 무언가에 담지도 못해 속옷 그 자체를 들고 계산대로 향하는 일은 여간 부끄러운 일이 아닐수 없대요. 계산하는 분마저 여자이기에 부끄러움은 더할 수밖에 없대요
 
계산을 마치고 영수증을 받고 주차장으로 향하는 남자!


남- 많이 산 것 같지 않은데... 왜 이렇게 많이 나온거지? 


도대체 뭐가 문젠지 영수증 받아서는 뭐라 말 못하더니 차 안으로 들어가 그제서야 영수증을 꼼꼼히 살펴본대요. 아까 덩덜아 산 과일이 문제였어요. 과일 가격이 이리도 비싼줄은 몰랐대요. 그렇다고 남자 존심이 있지 도로 무를 수도 없어요.
 
그냥 집으로 가려다 다시 밥을 해결하고 가기로 해요. 마트에 딸린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는 이 남자의 신세가 참 처량해요. 옆에서는 도란 도란 밥을 먹고, 아까 서로 카트에 아이를 태우고 함께 장을 보는 그런 가족의 모습을 보니 저런게 행복이구나를 깨닫게 됐대요. 마트에서 잠시나마 사람들의 소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었던 남자래요
 
지금까지 마트에 간 남자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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