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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의 식탁 이효진 Feb 23. 2017

커피숍에 간 남자

제주에 사는 남자, 네마음을 보여줘~!

<커피숍에 간 남자>
 
여자친구가 커피숍에 가자고 했을 때
남잔 하나도 어렵지가 않았어요


남-그래.. 차 한잔 마시는 것 쯤이야


그렇게 커피숍에 가 아무 고민 없이 커피를 주문하는 남자에요
그런데.. 주문 받는 여자.. 자꾸 말이 많아요.. 무슨 말이 그리도 많은지.. 어떤 커필 마실 거냐며 자꾸만 따져 물어요.. 그냥 대충 알아서주면 될 걸! 자꾸만 묻고 따지며 메뉴판을 가리켜요.
메뉴판을 봤더니.. 헉!!!!!!!!!!   아메리카노에 카페모카, 카페라떼. 비엔나. 카라멜마키야또,, 무슨 커피 종류는 이리도 많은지.. 여기서 남잔  자기가 커피숍을 너무 만만하게 본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봐요. 점점 커피숍에서의 시간이 불안해지는 남자.  그래도 옆에 여자친구를 의식해  아무렇지도 않은 듯 대충 알아서 주문을 하는 남자에요


남- 난 에스프레소!!!


여자친군 입맛이 까다로운지 이상한 커피를 시켜요.. 커피 이름도 뭐가 그리 길고 어려운지 몰라요,.
‘콜롬비아슈프리모’를 마실까~ ‘이가체프’를 마실까~ 자꾸만 남자에게 물어보는데, 남자는 알턱이~ 있나요.
커피라면 잔치집 커피에만 익숙한 남자에겐 그저  어렵기만 해요.
 
주문부터 남잘 당황하게 하더니.. 이번에 진동벨까지 주며 기다리래요. 얘기하며 기다리다 진동벨 울림에 깜짝 놀라는 남자~~~~~~~~~~
하지만 남자의 놀람은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다 똑같은 커피겠거니하고 그냥 대충,,, 멋있는 이름의 에스프레소를 시켰더니


남- 이게 무슨 커피에요. 커피가 이상해요... 


새까맣게 나온게 마치  사약같아 또 한번 놀래 자빠지는 남자에요
하지만 옆에 여자친구가 있어 이게 무슨 커피냐며 항의도 못하고..
그냥 커피 맛을 아는 듯 ~ 분위기 재보는 남자에요. 촌스럽게 보이는게 싫대요.. 여자친구 앞에선 더더욱 그렀대요
 
하지만 커피숍 한구석에서 정말 촌스러운 할아버지를 발견했으니.. 남자는 놀라움의 연속이에요.. 커피맛이 어쨌네 동네 장미다방 커피가 더 맛있다는 할아버지를 보며 우스워보이다가도.. 지금 자신의 모습이 혹시 저 모습은 아닌가하며 슬슬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기 시작하는 남자!!!
사약같은 커피가 나오질 않나 자신을 히끗히끗  바라보는  여자들의 시선에 마치 자신이 죄인이 된 듯한 느낌을 전해 받는 다는,
혼자서 지레 겁먹고 삽질하는 남자에요
 
20분이 지났을까? 슬슬 좀이 쑤시는 남자! 아직 30분도 채 버티지 못한 남자에요.
저기 저 여자들은 분명 자신이 오기 전부터 주구장창 자리를 지키고 있던 것 같은데, 도대체 언제까지 앉아 있을지 이쯤되면 그 여자들이  신기하기까지 해요


남 - 술이 들어가야 얘기가 되는데.. 


어떻게 대화를 하고 또 한 시간은 기본으로 버티고 앉아 있는지 그저 의아해할 뿐이에요..
 
술도 못 마셔, 이쯤되면 속이 답답해지는게 담배 생각이 난다는 남자.
담배를 태워볼까 불을 꺼내는데 흡연실로 가래요. 흡연실이 따로있대요. 남잔 결국 흡연실로 쫓겨나요
답배까지 태우고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자, 이제 남자는 커피숍을 나오기로 해요. 커피숍을 나올 생각을 하니.. 막혀있던 속이 뚫어~~~~~·하고·뻥 뚫리는 느낌이에요
 
간단하고 쉬울 거라 생각했던 커피!!! 정말 남자의  착각은 제대로였어요.
이제 남자는 알아요. 수학문제보다 더 복잡하고 어렵고 까다로운게 커피라는 걸 알아요.
그뿐이게요? 비싸기는 또 어찌나 비싼지.. 이 비싸고 새까만 커피를 도대체 무슨맛으로 삼천원~ 사천원~ 오천원씩이나 주고 사 먹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요.


남- 야..그돈이면 자판기 커피가 몇잔이야? 


따져보니 밥 한끼 식사 값이에요.. 술값 담배값은 아깝다는 생각이 덜한데 어째 커피값은 너무 너무 아깝다 말하는 남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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