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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의 식탁 이효진 Mar 22. 2017

목욕탕 남자

제주에 사는 남자, 네마음을 보여줘~!

<목욕탕 남자>
온몸이 근질 근질...한없이  지치고 피곤하기만 한 몸!!!!
남자는 목욕탕에서 때 빼고 광내고 몸 좀 풀고 와야겠어요
목욕탕으로 향해요.
다들 자신과 같은맘인지 목욕탕 안에는 사람들로 바글바글.. 오일장이 따로 없어요
앉아서 하는 자리보다는 서서하는 자릴 선호하는 남잔데
자리가 없다보니 앉는자리라도  어쩔수가 없어요. 감지덕지에요.
자리에 앉았더니 이번엔  뱃살이 문제에요.
거울에 비친 뱃살이 남자의 얼굴을 찌뿌리게 해요


남- “아... 저주 받은 내 몸” 


축 늘어진 뱃살이 퍽이나 한심스러운 남자에요
그런 중에도 남자는 호시탐탐 기회를 엿봐요. 서서하는 자리를 탐내요.
 
언제면 샤워를 끝내나하고 서서하는 자리쪽을 기웃거려요
그런데 이건 무슨 시츄에이션? 샤워기 앞에는 춤판이 벌어졌어요


남- ♬천사를 찾아왔어.. 샤바 샤바~♪


남자는 엉덩이까지 치며 룰라춤을 춰요...  
발뒷꿈치를 벗길때면 트위스트춤을 춰요.
어떤넘은 타월 하나로 스트립쇼를 해요..
룰루랄라~ 목욕탕 안에는 다양한 춤판에 알몸댄서 진풍경이 펼쳐졌어요
결국 남자는 자리를 포기하고 머리를 감아요
그리고 나서 탕 안으로 들어가기로 해요   
오늘따라 물은 왜 그리도 뜨거운지 발목 담그는데만도 3분이나 걸려요. 발만 살짝 걸치고 있다가 서서히 몸을 담그기 시작해요
시원함에 몸이 풀려 기분이 좋아지는 남자에요
하지만... 그 기분 좋음도 잠시!!!


남 - 드르렁.. 드르렁..(코고는 소리)


지가 드렁큰타이거도 아니고 어디선가 코고는 소리가 들려요
가끔 목욕탕에 오면 꼭 저런 사람들 있어요.
한쪽 구석에서 코골며 자는 사람 꼭  있어요.


남- “이럴거면 집에서 잠이나 자지 목욕탕에는 왜 와?”


뭐라 말 못하고 속으로만 궁시렁 궁시렁 해댈 뿐이에요
이번에는 탕 안으로 들어온 아이 녀석이 자꾸 남자의 신경을 거스르게 해요. 살짝쿵~ 물장구를 칠 때까지는 괜찮았어요. 그때까지는  귀찮지만 봐줄만 했어요. 하지만 탕이 떠나가라 소리 소리 지르며 물장구를 쳐대는데  이거.. 아이에게 따끔하게 한소리 좀 해야겠어요.. 그런데 아이의 아빠 몸에 그림이 그려져 있는게.. 올라오던 감정을 꾹꾹 눌러 참아보는 남자에요
결국 남자는 그 아이의 아빠를 피해 한방 사우나 실로 들어가요
그런데 이건


남 - “아니.. 왜 자꾸 따라오는 거야?”


은근슬쩍 옆자리를 피해 자리를 잡아 땀을 빼요
자신의 축 늘어진 뱃살을 부여잡고 주무르고 때리고 꼬집어봐요.
이제 나가야할  때가 왔는지 다 내려가지 않은 모래시계를 뒤집어 놓기도 했다가 몸을 좌우로 흔들며 묘한 신음소리까지 내요.
아무도 나갈 생각이 없는 것 같아요.. 남자는 더 버텨보아요.
엉덩이가 들썩들썩~ 혈압은 오르고  사우나 실에서 나가라는 신호는 오고 난리가 났어요.


남- “아무도 안 나가네.. 제발.. 제발..한명만 나가라.. 1명만 나가면 나갈텐데”


계속 버티고 또 버텨보지만 도저히 못 참겠다는 표정의 남자에요
체면이고 뭐고 다 필요 없다며 남자는 일어나서는 얘기해요


남- “화장실 다녀와야겠다~”


그런데 이런 된장~
다들 누군가가 먼저 나가주길 바랬었나봐요..  남자가 일어나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모두 일어나는 거에요.. 더 참아볼 것을 후회해보는 남자에요
남자는 이제 몸을 다 씻고 나와 머리를 말리고 스킨을 발라요
그런데... 이런~ 간장!!!
탕안에서 머리가 없던 아저씨.. 분명 그 아저씨가 로션을 바르고 있는데 그 아저씨 갑자기 머리카락이 생겼어요.. 남자는 참 신기해해요. 그런데 자꾸만 남자 옆에서 말을 거는 아저씨!!! 4,50대로 보이는 아저씨.. 자꾸만 정치 얘길 캐묻는 거에요.. 빨리 옷 입고 집에 들어가봐야하는데 도지사가 어떻고 도의원이 어떻고 짜증 제대로에요
자고 일어났더니, 아니 아니 목욕탕에서 한번 말 트고 얘기 나누고 났더니 두 사람 이제는 허물없이 지내는 두터운 친구사이가 됐어요
남자들에게 목욕탕은 이렇듯 비즈니스, 사교, 교류의 장이에요
옷을 입고 나가려는데 옆에 한 남자.. 보디빌딩을 했는지
거울보며 갖은 폼 다 재며 가슴에 힘을 팍 주어요
남자는 자신의 몸과 비교를 해요.. 괜히 자신의 몸이 창피하고
옆에 사람 몸매가 부럽기만 해요


남- “그래... 결심했어... 헬스장.. 3개월 끊어봐?”


운동을 결심해보는 남자에요..
가슴 쫙 펴고 자신있게 사우나 하는 그런날을 꿈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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