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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의 식탁 이효진 Mar 21. 2017

추석을 맞이하는 솔로 남자

제주에 사는 남자, 네마음을 보여줘~!

<추석을 맞이하는 솔로 남자>
 
민족대명절 추석이에요. 올 추석은 주말까지 포함해 일주일까지 쉴 수 있는 둘도 없는 황금연휴! 열흘 가까운 휴가를 얻기가 하늘에 별 따기인 직장인에게 ‘이게 웬 보너스?’ 하겠지만 솔로남에게는 그리 반갑지가 않은 연휴래요.
가족, 친지 어르신들로부터 집중공격당할 게 뻔하기에..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기 시작한다는 남자거든요.


남- 나 이번 추석 때 집에 못가.. 왜긴? 회사일 때문에...


올해도 역시나 부모님께 핑계를 대고 말았어요. 나이를 먹고 제짝을 찾지 못한 싱글남인 경우는 그래요. 친척들 만나는 그 자체가 너무 싫대요. 그 이유는 뻔해요... ‘결혼 안 하냐?’ ‘애인은 있냐?’ 이같은 멘트를 듣기가 뻔하기에!!! 그래서 남자는 이 핑계 저 핑계~ 핑계를 만들어내기 바빠요. 출장이 있어서~ 몸이 안 좋아서~ 이런 저런 핑계들을 미리 미리 말해둔대요. 왜? 그때 되서 말하면 초라하니까! 당당하게 사전에~ 미리 말해둔대요.
사실 남자는 핑계를 만들어 집에 내려가지 않겠다 선전포고를 한 상황이라지만 딱히 연휴 때 할일이 없대요. 그러니 남자는 휴가 근무 신청을 하기도 해요.


남- 우리 집은 추석 차례 안 지내고, 내가 안 가도 크게 문제될게 없어요


회사에서 밀린 업무도 해결하지~ 공짜로 밥도 먹지~~·거기다 수당까지 나온다니 회사에서의 근무가 오히려 더 편할 수도 있는 거래요.
일에 치인 남자는 최대한의 늦잠을 계획해보기도 해요. 모처럼만의 늦잠으로 자신에게 휴식을 준대요. 일찍 일어나면 하루가 길고, 출근해야할 본능이 생겨난대요. 괜히 휴대전화만 만지작 만지작 점점 홀로 되었다는 생각에 블랙홀에 빠지게 되요. 그러니 아예 잠에 깊게 빠져 지쳐있는 몸과 마음에 충분한 휴식을 준대요. 업무나 쓸데없는 잡념 따위는 내려놓고 모처럼 넥타이를 풀고 제대로 놀아볼 궁리를 한대요.
컴퓨터 게임이나 만화책, 대여점을 점찍어 둬요. 그동안 맘껏 해보고 싶었던 게임, 인터넷 채팅 사이트를 알아봐 미리 방문하기도 해요. 개봉영화와 tv에서 방영하는 영화 프로그램을 스크랩해두기도 해요.


남- 신제주 거기서 동창회 한다는 거지?


남자는 내심 동창회를 기대하기도 해요. 지방이나 먼땅에서 오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에요.


남 - 야... 혜진이는 결혼했냐?


과거 관심 있었던 이성친구의 근황을 물어보기도 해요.
동창회 쫓아다니고 친구들 만난다 해도.. 연휴가 긴만큼 시간 보내는 일이 만만치가 않아요. 어떻게하면 연휴를 알차고 폼나게 보내나 신경을 곤두세워요. 좁은 방구석에서 권태로운 하루를 보낼 수는 없는 노릇!!!!! 논스톱 스케줄로 외로움과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 보낸다는 계획이에요.
하지만 생각만큼 근사한 계획이 떠오르지 않아요.


남- 그냥 흘러가는대로 보내?


연휴가 또 구렁이 담 넘어 가듯 스리슬쩍 지나가 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이럴수록 더욱더 추석연휴에 대한 계획에 불태우는 남자!!!!!!!!!!!!!


남- 이런 황금연휴는 다시는 오지 않는다니까~~~~~~~· 


모처럼만에 찾아온 황금연휴~ 제대로 즐겁게 보내리라 다짐하는 남자!


지금까지 추석을 맞이하는 솔로남자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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