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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의 식탁 이효진 Feb 18. 2017

새해 결심하는 남자

제주에 사는 남자, 네마음을 보여줘~!

<새해 결심하는 남자>


 새해 첫날... 남들은 성산일출봉에 올라        

떠오르는 해를 보며 새해 결심을 한대요

하지만 난 사람 많은곳은 딱 질색이에요

그래도 남들은 그래요... 말들이 많아요        

2010년..첫날에 맞는 첫해만큼은 제대로 된 일출 명소를 찾아야 한다고  

자꾸만 다그치는 거에요

그래도 난 우리집 옥상에서 보는 해돋이가 제일 멋있어요

지난 1월 1일에도 그랬어요

집 옥상에 올라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남-“2010년에는 꼭! 꼭!!! 해내리라”


단단히 결심했어요.. 어디서 결심을 한들 그 장소가 무슨 상관이에요


첫 번째 새해 결심은 금연이에요        


여 -“담배맛 뽀뽀는 사절이라구요”


어머니께서 담배 끊어라~ 담배 끊어라~~ 하고 잔소리 해댈때는 

그냥 한귀로 듣고 흘려버렸건만 그런데 신기하게도

여자친구의 이 멘트가 저를 금연하게 만들어요


여-“금연하면...완전 하영... 지겨울 정도로 하영 뽀뽀해주커라.. 알안?”


두근두근 두근 두근...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여요

올해는 꼭 금연할 거에요..

여자친구와 뽀뽀 하영 할 꺼에요


두 번째 새해 결심은 몸짱 만들거에요        

오늘도 홈쇼핑을 보다가 와장창 질러 버렸어요

복근운동기구부터 아령까지 질러버렸어요

탄탄한 식스팩, 일명 왕자라고 하지요

꼭 만들어야 하거든요


2010년 여름... 전설의 복근에 감동해 탄성을 지르는 여자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급 의욕이 상승했어요

그래서 아령 한번 들고 몸매 만들기에 힘을 써봐요.. 하지만 헐!


남-“이거 왜 이렇게 무거운 거야~~~~”
 


만만치 않아요.. 세상에 공짜란 없다고 하더니


세 번째 결심... 올해는 꼭 차를 바꿀 거에요        

나 폼에 죽고 폼에 사는 사나이... 올해는 꼭 차를 구입할거에요

그냥 아무차 말고.. 최신으로다 잘 빠진.. 남들 앞에 폼 제대로 낼 수 있는 근사한 차로다 뽑고


남 - “야 타~”


있는척 좀 해 볼려구요


그럴려면 아끼고 또 아껴야해요.

벌써부터 돈 아낄 계획에 몰입해 있어요

주유비 아껴서 하루는 대중교통을 이용할거에요

점심비도 줄이고 줄여서 도시락도 싸 다닐거에요

또 어디서 새어나가는 돈을 줄이나하고 고민 고민해봐요

그런데.. 돈의 절반 이상이 유흥비로 빠져나가고 있는거에요..


줄여야 해요.. 아껴야 해요... 알뜰살뜰 모아야 해요

그래야 멋진 차 타서 “야 타~” 하고 폼 잴 수 있어요


그뿐이 아니에요.. 컴퓨터까지 바꾸고 휴대전화까지 바꿀 수 있어요

지출을 줄여야 해요..


금연하기, 몸짱 만들기, 지출 줄이기...         

세 번째 결심까지 다 말하고 나니..

벌써부터 기운이 빠져요...

올한해.. 이 결심.. 다 지켜나갈 수 있을까 자꾸만 불안하고 걱정이 되요

떠오르는 해를 보며 결심했으니 지킬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약발이 다 떨어졌는지.. 점점 귀찮아져요..

그때 여자친구 어디선가 나타나더니 꽃미소 한방 날려주는 거에요


여 - “방긋”


그뿐이 아니에요

애교섞인 멘트까지 날려주는 거에요


여 - “자기야 힘내”


갑자기 상실했던 의욕이 용솟음쳐요        

새해 결심 다 이룰것만 같아요

여자친구의 약발이 제대로 통하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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