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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의 식탁 이효진 Feb 20. 2017

선물 받은 남자

제주에 사는 남자, 네마음을 보여줘~!

<선물 받은 남자>
 
드디어 기다리던 생일이 왔어요.
책상 앞 달력 오늘 날짜에는 연초에 새 달력을 받았을 때 표시해뒀내 생일이라는 표시... 별표 다섯 개가 그려져 있어요.
사실 생일 같은 거 별 신경 안 쓴다 말하고 다니는 남자라지만, 생일날 아무도 챙겨주지 않으면 섭섭하고 서운할 일이래요.
신경쓰지 말라 말뿐이지... 은근히 달력에 표시해가며 자신의 생일 좀 챙겨달라..
생일을 광고하는 남자에요~
남자에게 딩동! 문자메시지 하나가 도착했어요..
이런 된장~~~~·


“고객님.. 생일 축하합니다. 오늘 제품 구입시 10% 할인해 드립니다”


아... 실망은 여기서부터 시작됐어요...
이후 도착한 문자메시지!!!!!!


여 - “선배님.. 생신 축하드려요.. 진심이에요” 


여기 까지는 좋았어요.
하지만 뒤따라오는 문자메시지가 남자에게 또다른 부담을 안겨다줘요.


여 - “오늘 한턱 쏘실 거죠?”


선물에 대한 괜한 기대를 가졌었나봐요.
회사로 출근!! 선물이 든 종이가방 5개가 눈에 보여요..
아... 기대는 무너지지 않았어요
첫 번째 선물부터 개봉박두! 자양강장제가 들어있어요.
우리과 과장님의 선물이에요. 이거 먹고 열심히 일하래요.


남 - 내 나이가 20댄데.. 벌써 이런 거 먹게 생겼어? 차라리 욕이나 하지 말지.. 그게 약이란 거 모르나?


두 번째 선물을 개봉해요. 속옷이 들어있어요.
여직원들이 단체로 산 선물이래요.
이런 간장~~~~~~· 삼각팬티를 입는 남자에게 트렁크팬티를 선물해줬어요~
아... 잠잘 때 입어야겠어요.
남자는 속옷 선물을 좋아하지만 사이즈나 모양이 다르면 난감하대요. 바꾸러 가기도 귀찮대요. 결국 남자는 억지로 입고 견뎌요.


세 번째 선물은 와인이에요. 남자직원들이 단체로 사준 선물이에요. 여자친구와 분위기 잡으라고 마련한 선물이래요.


드디어 생일의 하이라이트... 저녁시간!
친구들과 여자친구와 다같이 만났어요.
먼저 여자친구가 남자친구에게 선물을 줘요.
포장지가 너무 예뻐 개봉하기 싫은데 여자친구는 자꾸 선물을 확인하래요


남 - 아니.. 이럴거면 예쁘게 포장이나 하지 말지..


포장지를 뜯는데도 한참이에요.
드디어 박스를 여는 순간!!!
향수를 받았어요.
남자는 사실 향수를 즐겨 쓰지는 않아요. 친구들 만나면 괜히


남 - "야 너 향수 뿌련나?" 


이런식의 비아냥거리는 멘트가 싫대요.
하지만 여자친구 앞에서 절대 싫은표정을 지을 수가 없어요.


여 - "오빠.. 뭐해? 향 맡아 봐..."


남 - "너무 좋다"


여 - "매일 내 생각하면서 뿌리고 다녀.."


여자친구를 실망시킬 수 없어요. 하지만 회사생활하는 남자는 그래요...
와이셔츠에 얼룩이 질까봐 향수를 잘 못 뿌리겠대요.
향수 뿌려 부장님께 결재 받으러 갔다가


남 - "자네.. 이거 웬 냄샌가?"


괜히 오해를 살 수가 있대요.


다음.. 여자친구의 친구들이 주는 선물!!!! 같이 영화를 보라고 영화 초대권 2매~같이 밥 먹으라고 식사초대권 2매~ 그리고 이쁜 케이크까선물해줬어요.
선물이 아니라 일종의 압력으로 느끼진다는 남자에요. 아닌게 아니라 선물을 받았으니 반드시 여자친구와 함께 영화도 봐야하고 저녁도 먹으로 가야하니까요.
그 뿐이게요?


남 - "나도 받았으니까 또 줘야하잖아... 여자친구들 선물까지 고민이네"


벌써부터 부담이 밀려와요.
이번에는 남자의 친구들에게 선물을 받을 차례에요.


남 - 야.. 니들은 뭐 없냐? 


이런 쌈장~~~~·친구들... 무슨 남자가 선물이냐며 술한잔 사겠대요.
대신 2차는 남자보고 쏘래요.
이런 환장.. 1차는 얼마 나오지도 않는데,
분명 2차에서 진탕 술을 마셔댈텐데, 벌써부터 얼마나 나올지 겁이나요.


아는 후배가 생일이라고 선물을 주고 가요.
스포츠 양말 두켤레가 들어 있어요. 가장 실속있는 선물이에요.


남 - "당장 내일부터 신어야지"


받을때 부담없고 나중에 줄 때도 부담이 없는게 양말 선물이래요.
여친이 깜짝 선물이라며 또 무언가를 내밀어요.
꽃다발이에요.. 5년전 대학졸업식장에서 받은 꽃다발이래 처음이에요.
받는 순간 세상을 다 가진듯한 행복한 표정을 지었지속으로는 다음의 멘트를 날려요.


남 - 뭐야? 요즘 꽃값이 얼만데? 최소3만원은 할텐데.. 차라리 담배를 사주지.. 차에 기름을 넣어주든가


남자는 이왕이면 실용적인 선물이 좋대요.
차라리 생일 전에 수줍게 다가와 필요한게 뭐 없냐고 물어봐주는게 좋대요.
그나저나 큰일이에요.. 이 많은 선물들... 나중에 다 돌려줘야하는부담백배에요. 이러니 서로 부담주지 않는선에서 선물을 주고 받았으면 좋겠대요.


지금까지 선물 받은 남자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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