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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의 식탁 이효진 Mar 11. 2016

쇼핑하는 여자

제주에 사는 여자, 네마음을 보여줘~!

여자는 설레요. 겨울옷 세일 시즌이 돌아왔어요.  

  

여- 올겨울 유행하는 신상이 뭔가... 어디 보자.    


인터넷을 뒤적뒤적, 패션잡지를 사다보기도 하면서 예리한 감각을 갈고닦아요.

때마침 대학 동기들끼리 모임도 잡혔고. 친구들 앞에서 꾸질꾸질한 모습을 보일 수는 없는 노릇이에요.    


세일 시즌이 기회예요. 이 기회를 잡아야 해요. 쇼핑의 거리 칠성로에 가요. 매장 곳곳을 돌아요. 쇼핑에 대한 타는 목마름에 대한 갈증을 그곳에서 달래요. 입고 걸치고 두르고... 가까운 거리도 걷기 싫어하는 귀차니즘 여자임에도 쇼핑하는 이 순간만큼은 어마어마한 괴력이 솟아나 절대 지치지가 않대요. 힘들지가 않대요. 여자는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껴요.

   

여- 이 옷 어때? 이 옷은? 이걸루... 신상으로 할까?    


선택하기 위해 망설이고 고르는 그 아찔한 순간을 즐겨요. 선택한 신상을 입었더니 이번에는 신발에까지 욕심이 생겨요. 어울리는 가방까지 사야겠어요. 하나를 사면 그에 어울리는 것까지 하나 더 사야지만 직성이 풀리는 게 여자예요.    

그렇게 기나긴 시간을 투자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 여자. 옷가게를 헤집고 다니느라 다리가 아파요. 그래도 세일 시즌에 옷을 장만했다는 사실에 기쁨의 미소를 지어봐요. 여자는 다시 거울 앞에서 쇼핑한 옷들을 하나하나 다시 입어요. 그런데... 이런 간장~ 속았어요. 종업원의 꾐에 속고 날씬한 거울에 속고 이럴 수는 없어요. “그냥 입어”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다시 옷가게로 향하는 여자예요.    


교환하러 갔더니 옷가게 점원의 태도가 사나워졌어요. 처음 갔을 때 지겹도록 쫓아다니더니 이번에는 “니가 알아서 하세요~” 여자는 굴하지 않고 입어보고 걸쳐보고 둘러보며 교환할 옷을 찾아요. 그렇게 볼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그만 옆 가게로 시선을 돌렸던 게 문제예요. 옆 가게 매장에서 여자는 코트를 발견해요. 다시 매장 안으로 들어가요. 코트를 입어봐요. “거울아... 거울아... 코트가 잘 어울리니?”하고 코트 속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지만    


여-어제 그렇게 질렀는데... 집에 코트도 많잖아... 오늘은 참자. 참자고!!!  

  

절제를 해보는 여자예요. 그렇게 집으로 돌아오는 여자예요.

집에 오니 자꾸만 그 코트 녀석이 생각나요. 심지어는 꿈속에까지 나타나요.   

 

남-안녕... 나 빨간 코트야... 빨리 나 안 사고 뭐하니? 다른 사람이 데려가기 전에 얼른 가져가라니까. 나 가져가라~    


코트 녀석... 꿈속에까지 졸졸 쫓아다니며 나 가져가라 난리 난리를 치는 거예요. 이 정도까지 되면 옷을 사야만 해요. 그래서 여자는 다음날 다시 그 코트가 있는 매장을 찾아요. 하지만 이미 다른 사람이 어제 낚아채 가져가 버렸대요. 이줄 알았으면 어제 진작 사버렸어야 할 것을 후회를 해보지만 어쩔 수가 없어요. 사려던 코트를 못 사고 돌아가려다가 다시 스커트며 부츠를 사대고, 다른 것으로라도 충족을 해야만 해요. 정말 어쩔 수가 없는 여자예요.    


조금만 더 보면 더 돌아보면 정말 원하는 옷을 만날 수 있을 거란 막연한 기대감에 매장 곳곳을 돌아보는 여자. 여자에게 쇼핑은 절대 지치고 힘든 일이 아니에요.    


남- 오늘 왜 그렇게 예뻐?    


남자친구의 이 한마디에 행복해하며 쇼핑을 즐기는 게 여자들이에요.         




*제주에는 쇼핑의 거리 ‘칠성로’가 있다!!!!

동문재래시장과 가까이에 위치해 있는 이곳은 한때 제주시내 최대 번화 거리로 통하며 '제주의 명동'으로 불리우기까지 했다. 이 지역은 예부터 ‘칠성단(七星壇)’이 있다 해 칠성골이라 했으며, 칠성은 7개의 별을 상징한다. 일제강점기부터 1990년 초까지 제주 최고의 상권으로 자리했던 곳! 때문에 1960~70년대까지 일제식 용어인 통(通)을 붙여 ‘칠성통’으로 불리기도 했었다.

최근에는 노형동, 연동, 제주시청 대학로 주변으로 인구가 이동하고 상권이 분산되며 예전만 한 명성을 찾기 힘들지만... 아직까지도 쇼핑의 거리 하면 제주사람들은 '칠성로'를 먼저 다.    

칠성로의 최근의 변화!

지중화사업으로 전선과 전봇대들이 지하로 사라지고 인도판석 포장, 경관 조명, 소공연장 설치로 명품 쇼핑거리로 탈바꿈됐다. 또한 쇼핑하기 좋은 차 없는 거리로 새롭게 변화됐다고 하니, 칠성로에서 쇼핑을 즐겨보는건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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