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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의 식탁 이효진 Mar 29. 2016

최악의 출근길 운전하는 남자

제주에 사는 남자, 네마음을 보여줘~!

아침마다 일찍 출근하겠다는 남자의 다짐은 어디로 갔는지 역시나 오늘도 5분만의 유혹에 넘어가고 만 남자!!! 오늘도 빠듯한 시간에 맞춰 출근길에 나서요. 아무리 바쁜 출근길이라도 차를 타고 나선 늘 자동으로 안전벨트부터 챙겨매요. 룸미러까지 확인해요. 라디오를 켜고 밤새 놓친 뉴스를 챙겨 듣고 음악도 들으며 오늘 하루에 대한 계획을 세워보는 남자. 오늘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누굴 만나야 하는지 회의는 몇 신지 아침 출근시간... 생각이 많은, 계획이 많은 남자예요.    


남- 오늘도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구나~~~~~    


힘겨운 직장생활, 어제 마신 술로 속도 쓰리지만 쓰린 속을 붙들고 운전대를 잡아요. 힘들지만 잘해보자는 각오로 출발해봐요.     


기분 좋은 출근길의 시작! 하지만 이런 된장~~~ 지나가던 옆 차가 남자의 성질을 건드려요. 도랑에 고인물... 그 물을 내차에 튀겨대는 거예요. 어제 세차를 했더니 오늘 일진 정말 사나울 것 같은 기분 나쁜 예감이 밀려와요. 남자의 기분을 건드리는 건 그뿐만이 아니에요. 주유소를 스쳐 지나가는데 기름값이 또 올랐나 봐요.     


남- 오늘은 또 얼마야? 오늘도 10원이나 올랐어?    


치솟는 기름값 때문에 버스를 타고 다닐 생각도 해보지만 역시 제주도에서 특히 남자들에겐 차가 있어야 해요. 없으면 답답하고 불편할 그 상황이 눈앞에 펼쳐지는 게 오른 기름값만을 탓해볼 뿐이에요.    

노형로터리를 지나는데 차는 막히고 신호 두 번 세 번까지 받자 마음만 조급해졌어요.     


남- 제주도가 언제부터 차가 막힌 거야?    


교통체증에 짜증이 난 남자! 짜증은 여기서 멈추지가 않아요. 이번에 남자의 성질을 건드리는 건 “초보운전”이란 딱지를 붙어 천천히 운전하는 앞차!!!  흰 장갑을 끼고 의자까지 바짝 당겨 앉아서 긴장 곱빼기로 운전하는 여자를 보고 남자는 한 소리해요.

    

남- 아니, 초보운전이 왜 바쁜 이 아침에 차를 몰고 나오냐고!!!!    


남잔 생각할수록 열이 받는대요. 하지만 뭐라 소리 못 지르고 그냥 씩씩거릴 뿐이에요. 방금 라디오 DJ의 멘트가 남자의 마음을 꾹꾹 눌러 담게 해요. 남자 운전자들이 너무 여자운전자들을 비아냥거리는 건 아니냐고 지적했거든요.

솟아오르는 짜증을 잠재우고 급한 마음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신호를 지나치는데 이런 간장~~~~~~~ 경찰의 레이더망에 딱~~`걸리고 말았어요. 지금 꼬리물기로 들어오셨냐고 묻는 경찰의 질문에 뭐라 말도 못 하고 아침부터 딱지나 끊게 됐어요. 한순간 6만원이 날아가게 생겼어요. 정말 일진 제대로 무서운 출근길이에요.    


남- 이러다 회의시간 늦는 거 아니야?   

 

꼬리물기 단속으로 시간만 더 보내고, 지각을 하느냐~ 마느냐~ 기로에 선 남자... 마음만 급해져 차선을 넘나들며 속도를 내요. 그런데 이런 쌈장~~`속도를 내더니 번쩍!!!!!!! 무인단속 카메라에 찍혀버렸어요. 이럴 수는 없어요.    

한 택시는 남자의 차 꽁지까지 바짝 붙어 빵빵 클랙슨을 울려대고 남자의 차를 추월하고 또 뭐라 뭐라 욕을 하고 꾹꾹 억눌러 담은 화가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에요.  

  

남- 참아야 하느니라~~~~~~~    


마음을 다스리며 운전을 하다 보니 어느새 회사 근처까지 왔고 하지만 회사 인근에 차를 주차할만한 곳이 없어요. 두 바퀴를 돌아도~ 세 바퀴를 돌아도~~ 주차할 곳 없다~~~` (“영구 없다” 버전)

결국 주차 장소 발견!!! 차 간격이 좀 좁아 보이긴 해도 주차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에 문제없다 생각하고 후진주차를 해요. 그런데 이런 쌈장~~~~~~` 평상시에는 한 번에 잘도 주차했던 자신감 가득 남자였거늘 마음이 급한 나머지 그만~ 쿵!!!! 내차에 범퍼가 나가고 뒤에 있던 차도 살짝 상처가 났으니 일이 안 풀려도 어찌 이리도 안 풀리는가 몰라요.    


남- 앞으론 일찍 일찍 출근해야지    


사고며 과태료에 지각까지 이 어지럽고 요란한 사태!!! 어쩜 조금만 일찍 일어났더라면 생겨나지 않았을지 모를 일인데, 그런 생각을 하니 남자는 더더욱 10분 일찍 출근을 결심해요.  

  

지금까지 최악의 출근길 운전하는 남자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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