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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의 식탁 이효진 Mar 27. 2016

전화 통화하는 여자

제주에 사는 여자, 네마음을 보여줘~!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문자부터 확인하는 게 여자래요. 밤사이 누가 문자를 보내지는 않았는지 부재중 전화는 없었는지 확인! 특히 연애를 시작한 여자의 경우는 그래요. 일어나자마자 남자친구에게 모닝콜부터 시작한대요.    


여- 일어나세요.. 잠꾸러기 왕자님... 세상에서 우리 오빠를 제일 사랑하는 그녀입니다.    


아침 일찍부터 전화질이에요.     


여- 오빠... 내 꿈 꿨어? 출근 잘 하고...    


그렇게 통화를 끝내더니 점심 무렵 다시 또 이어지는 전화질!!!    


여- 오빠... 밥 먹었어? 무슨 반찬 먹었어?    


점심시간에는 서로에게 밥반찬이나 식사에 대한 평을 얘기해요.

저녁시간에는 만날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 대한 전화통화로 이어지고    


여- 오빠... 오늘 늦게 끝나? 끝나고 같이 영화 볼까?    


늦은 밤... 잠을 잘 때도 전화통화는 계속돼요.     


여- 침대에 누웠어? 오늘 회사일은 어땠어?    


재잘재잘재잘재잘~ 무슨 할 말이 이리 많은가 몰라요. 아침에 일어나서! 점심에 저녁때! 자기 전에까지 4번의 전화통화는 기본! 그 이후에도 생각날 때마다 전화질~문자질이에요. 연애하는 여자에게 전화통화는 아주 중요하대요. 아침 점심 저녁 삼시 세끼 챙겨 먹듯 수십 번... 별 얘기도 아닌데... 일상의 얘기를 해대는 게... 바로 그 일상의 얘기들이 애정표현이래요. 꼭 사랑한다.. 보고 싶다 말하지 않더라도 전화를 통해 이랬네 저랬네 일상을 얘기하면 그걸로 충분하대요. 단, 하루라도 통화를 거르면 애정이 식었다고 심하게 삐치는 게 여자들이래요.

남자친구에게 심하게 삐친 날.. 다툰 날이면 전화통화는 바로 친한 친구에게 로 바통터치!!!    


여- 오늘 오빠가 있지~~~~~~~~`    


역시나 전화의 주제는 남자친구예요. 평소에는 연락도 잘 안 하더니 꼭 남자 친구랑 싸우던가 헤어질 때면 자신을 찾는다며 또 성질 버럭 내는 여자의 친구~ 그러면서도 귀를 기울여 친구의 얘기를 경청해줘요... 오빠가 그랬냐며 어쩜 네게 그렇수 있느냐며 오버 액션을 해가며 자신이 더 크게 화를 내주기도 하고 동조해주고 맞장구 쳐주고... 이러니 자연스레 자동으로 남자친구와 싸운 날이면 꼭 친구를 찾게 되는 여자래요.

학창시절에도 그랬어요. 둘이 화장실까지 같이 정도로 꼭 붙어 지내던 단짝인 두 사람은 집에 가서까지 무슨 할 말이 그리도 많은지... 오늘 이랬네 저랬네.. 내일은 이럴까 저럴까~~~ 수다타임은 쭈~~~~~욱 계속되니,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게 여자들의 수다인가 봐요. 이러니 옆에서 지켜보시던 아버지 한 말씀하세요~ 전화는 용건만 간단히 하는 거라며... 무슨 화장실 갔다 온 내용까지 이랬네 저랬네 전화질이라며 화를 버럭 내세요. 성질 버럭에도 통화를 포기할 수는 없어요. 좋아하는 연예인 얘기며 요즘 필이 꽂힌 노래며 영화 얘기... 밤이 새도 모자랄 정도로 할 얘기가 무궁무진하니!!!    


여- 동굴은 아니고... 화장실이라서 그래... 많이 울리지?    


집안 눈치가 보인다고 해서 통화를 끝낼 수는 없어요. 화장실에까지 들어가 통화를 하는 아주 대단한 정성을 보여줘요. 하루 종일 같이 지내다가도 집에 들어가 자기 전까지도 2시간 이상 통화를 하는 게 여자예요.    


여- 그래, 자세한 건 내일 얘기해줄게    


그러고도 또 무슨 할 얘기가 남았나 몰라요.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는 여자... 이 여자에게 전화 수다는 절대 끝나지 않았어요.    


여- 오늘 팀장님... 회의시간에 또 뭐라고 했는지 알아요? 도대체 왜 저한테만 그런지 몰라요. 효진씨한테도 그랬어요?    


이번에는 자신을 괴롭히는 회사 상사의 얘기로 밤을 지새워요. 직접 만나 소주 한잔 기울이며 힘듬을 토로하기 보다는 전화통화를 통해 주저리주저리 힘듬을 말하고 어려움을 얘기하며 서로가 위로해주는 여자예요.


여자에게 전화통화는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어요. 약속을 정하고 확인하는 건 기본 중에 기본!!! 축하 인사를 건넬 때, 안부 인사를 건네는 것도 기본이라면 그 외에 활발한 애정전선을 위한 연애의 수단으로... 직장생활 힘듬의 토로, 하소연의 수단으로~ 상담의 역할을 해주기도 하구요. 남자친구와 헤어질 때면 마음속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수단으로 사용된대요.

오늘은 또 누구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다시 전화기를 들고 숫자 버튼을 눌러대는 여자, 지금까지 전화 통화하는 여자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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