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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의 식탁 이효진 Feb 04. 2016

제 4화 엄마,  조금 달콤하게 얘기해주면 안되나요

[셀프드림하우스, 달콤엄마의 행복버킷리스트]

2016년 2월 2일 지상이가 내게 다가와 말한다.

“엄마~~~~~~~”

엄․마․  이 두 단어에 함축된 의미는 과연 뭘까?

지상이가 다시 말한다.

“엄마... 엄마 무서워... 엄마가 너무 무서워~”

     

뭐라고? 엄마가 무섭다고?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 현재 아들 지상이가 바라보는 TV 속 화면을 쫓아가 봤다. 오늘도 도라에몽에 열혈몰입 중인 우리 지상이...

“진구야~~~~ 빨리 숙제 안 할 거야?”

“진구야..... 이걸 점수라고 받아 와?”

     

이제 38개월 좀 지난 우리 지상이의 눈에 비친 엄마란 그런 존재였었나보다. 매일 숙제하라고 다그치는, 야단만 치는 무서운 사람!!!

지금 나의 모습... 달콤 엄마의 모습은 어떤가.... 잠시 생각해본다.

“지상이 너.... 엄마 일할 때는 얌전히 있으라고 했지!”

“지상아.... 너 자꾸 엄마 말 안들을 거야?”

     

그랬다. 자칭 달콤엄마라고 말하는 난, ‘달콤’이란 단어 자체가 너무나 어색한 엄마... 아니, 어쩜 나 또한 아이의 눈에 비친 진구 엄마처럼 그렇게 ‘살벌’한 엄마로 비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실 내가 ‘달콤엄마’가 되겠노라... 결심하게 된 이유도 사실은 그랬다. 달콤엄마가 달콤아이였던 시절! 어쩜 지금의 지상이의 마음이겠지?

늘 소리치며 야단치는 엄마가 싫었으니까. 그럴 때면 늘 나 혼자 마음속으로 엄마에게 얘기하곤 했었다.

“엄마, 조금 달콤하게 얘기해주면  안 되나요?”

     

어린 시절 난 그랬던 듯싶다. 다정하고 달콤한 엄마를 원했다. 조금 거칠고 투박하고 살벌한 엄마에게서 어쩜 달콤한 애인을 기대했었는지도 모른다.  

     

“지상아... 그런데 그거 알아? 엄마가 왜 무서운 엄마가  될 수밖에 없는지... 그 무서운 에너지가 어디에서 솟아 나오는지?”

     

달콤엄마도 엄마가 돼 보니까 엄마의 마음을 이해할 수가 있겠더라. 물론 그 마음을 전부 다 헤아릴 수는 없겠지만 말이야. 아직도 그 마음 다 이해하려면 갈길이 한참이나 남았겠지?

     

     

어쨌든 어린 내 눈에 비친 엄마의 모습은 지상이 표현대로 무서웠다. 아빠보다 더 무서운 존재. 또봇보다 카봇보다 더 강인한 존재! 우리 엄마는 달콤과는 거리가 먼 제주도 엄마였으니!!! 어쩌면 우리네 제주도 어머니들의 삶의 모습이 그러했었는지도 모른다. 척박한 땅에서 풍요롭지 못한 현실이 키워낸 우리네 어머니들의 억척스러운 삶!!! 그 삶이 만들어 낸 투박하고도 거친.. 하지만 그 누구보다 강한 모습의 우리네 제주 어머니들... 내․엄․마


당신들도 분명 달콤한 아내이길 꿈꾸고 달콤한 엄마이길 꿈꾸고 달콤공주. 달콤왕비마마로 귀한 섬김을 받으며 살기를 소망하셨을 텐데...


“하지만 엄마.... 어린 내게 비친 엄마의 모습이 조금 살벌했을지 몰라도... 엄마가 내게 보여준 사랑... 내게 주신 사랑만큼은 정말 달콤했어~”

     

TV를 보던 지상이가 갑자기 엄마를 부르며 달려와 내게 안기며 말한다.

“지상이 무서워.... 엄마가 지켜줘~~~”

“그래, 지상아... 엄마가 우리 지상이 꼭 지켜줄게”


 오늘 달콤 엄마가 실천할 달콤 행복 버킷리스트는?

억척스러움에서 벗어나... 부드러운~ 달콤한 엄마가 되어보려구~!

애인같은, 친구같은~다정한 엄마로!!!

하지만 지상아...지율아... 알고 있지? 부드러움 속에 숨어 있는 강인한 엄마의 힘!!!

무서울때...지치고 힘들때... 도움이 필요할때... 그럴때면 엄마에게 달려오렴~ 엄마가 부드럽게 안아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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