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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의 식탁 이효진 Apr 14. 2016

제2장 집을 지을 땅부터 알아봅시다

“여보... 우선 우리 집을 지을 땅부터 알아봅시다.”    


드림하우스 짓기!!!! 구체적으로 우리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서기 위해 우선 땅을 구입해야 하는 게 일이었다.

때는 2013년... 이때 제주 유명 연예인과 중국인들이 땅을 많이 사들이면서 서서히 땅값이 오르고 있던 시점이었다고 할까? 땅값이 더 오르기 전에 지금 서둘러 우리의 터전을 구입하는 게 어쩜 좋은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남편은 눈에 불을 켜고 땅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우선 우리가 원하는 땅은 제주시내 중심지와는 조금 벗어난 곳... 대신에 시내를 왔다 갔다 하는데도 큰 어려움이 없는 곳...(생활의 편의성과 너무 동떨어져 있는 곳도 싫었으니까) 동쪽으로는 함덕까지, 그리고 서쪽으로는 한림까지로 지역을 축소시켰다. 일단 우리 부부 둘 다 운전을 하기에, 또한 아이들이 아직은 어려서, 굳이 버스와 도보 이용이 편한 생활권을 찾을 이유가 없었다.


또한 점점 복잡해져 가는 시내 중심지는 무엇보다 운전을 하는 입장에서는 주차 문제로 스트레스 받는 일들이 많았으며... 중심지에서 벗어나더라도 가까이서 자연을 품으며 아이들과 함께 꿈을 키워 나가고팠다.

또한 시내 중심지보다는 시골로 갈수록 땅값이 싸다는 것도, 우리가 갖고 있는 경제적 여건에 크게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 부부는 무조건 해변 근처는 피했다. 제주도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이 범하게 되는 실수 중 하나가 옆에서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며 살아가는 삶!!! 하지만 제주도는 바람도 강할 뿐더러 태풍이 자주 오가는 곳이라 위험성이 크다. 더군다나 바다의 소금기가 나무며 차 등을 부식시킬 가능성도 높기에 아름다운 바다와 함께하는 로망의 집은 여러모로 위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집은 로망이 아니라... 현실이기에!!! 그래서 우리 부부는 멀리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곳! 지형이 높은 지역을 찾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는 공항을 기준으로 차로 3.40분 거리에 있는 지형이 높은 싼 땅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무조건 싼 땅이라고 덜컥 계약을 했다가는 낭패를 보는 일이 적지 않다. 그곳이 집을 지을 수 있는 곳인지, 하수시설 여부부터 파악해야 한다. 전기 수도 여부도 중요하지만 하수시설이 가능한지... 공용 하수시설이 없는 곳일 경우는 오수 합병 정화조 시설을 묻을 수 있는 지역인지 아닌지를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런 것들을 꼼꼼히 알아보지 않고 무조건 싸다고 덜컥 땅을 샀다가 나중에 그 땅이 집을 지을 수 없는 곳이란 사실을 알게되면??? 그야말로 요즘 말로 “헐!”일 수밖에!!!   

 

또한 제주는 돼지 사육하는 곳이 많아 밤에는 산에서 내려오는 바람을 타고 돼지 냄새나는 지역도 많다. 그래서 땅을 살 때는 낮에는 물론이고 밤에까지 가볼 것을 권한다.   

  

이밖에도 제주도에서 땅을 구입할 때... 알아봐야 할 것들이 많다. 묘지가 있는 땅인지 아닌지(나중에 이장료를 지급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또한 문화재 지역인지 아닌지... 꼼꼼히 알아봐야 한다. 문화재 지역이라고 해서 문화재가 나오는 건 아니지만 혹여라도 문화재가 나오면 낭패일 수밖에 없다. 우리 땅도 문화재 지역이라 처음에 문화재 검사를 받았는데 검사 비용도 들어갈 뿐 아니라 공사기간도 그만큼 지연된다고 보면 된다. 보통 보름에서 한 달 정도 지연된다.   

  

그렇다면 싼 땅은 무조건 피해야만 하나?


하지만 우리가 가진 경제적 여건상... 땅도 사야 하고 집도 지어야 하기에... 땅값에 올인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싸더라도 집을 짓기에 전혀 문제가 없는 땅... 그리고 무엇보다 가능성이 열려 있는 땅을 사기로 했다. 하지만 그런 땅 찾기가 그렇게 쉬워? 또한 그런 땅이 나온다고 해도... 나옴과 동시에 순식간에 팔려나가기 바빴다.     


“여보... 북촌 지역은 어때? 괜찮은 매물이 나왔는데...”

“글쎄... 북촌지역이라.... (잠시 고민하다) 좋아...”    


하지만... 웬걸... 이제 우리 땅이 되는가 하며 부푼 기대를 갖고 부동산 관계자와 통화를 하는데... 그 순간.... 잠시 고민하던 순간... 팔려 나가버렸다는 것이다. 그때 깨달았다. ‘아~ 좋은 매물은 나오는 즉시 팔리는구나...’    


“여보... 아무래도 북촌 땅은 우리와 인연이 아니였었나봐”    

우리의 터전을 구입후 엄마랑 지상이랑

그렇게 알아본 곳이... 바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한림읍 동명리...

우리가 지을 집은 단순히 우리가 거주할 공간을 넘어서... 돈가스 가게로까지 활용을 해야 했기에... 사람들을 끌어 모을 수 있는 공간이여야만했다. 하지만 그런 땅은 너무 비싸고... 그리고 여기 이 땅은.... 아름다운 경관을 발전소가 가리며 떡 하니 버티고 있으니...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남편은 북촌 땅이 팔려나간 직후라 그런지 급해 보였다.

“이만큼 좋은 땅 구하기 어렵다고....”    


일단은 240평 땅이라 집한 채 짓고도... 여러 가지로 땅 활용이 가능해 보였다.     

“발전소랑 이 창고들은....”

“우리가 이 안에 풍경을 만들면 되지~”    


남편은 여유 있을 때 하나 둘 나무도 심고 꽃도 심고.. 텐트도 갖다 놓고.. 그렇게 예쁘게 우리 집만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나가자고 나를 설득했다.

“주변에 밭밖에 아무것도 없는데...”


“내가 장담한다. 우리가 먼저 이곳에 집을 지으면... 분명 한 채 두 채 집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야”    


우리집 안에 풍경 만들기

정말 그랬다. 처음에는 아주 초라해 보였던 땅이었는데... 꽃도 심고 나무도 심고... 남편이 늘 꿈꿔왔던 캠핑을 위해 글램핑 시설을 만들어 놓고 나니... 우리 집만의 멋진 풍경이 생겨났다.

(그 풍경에 반해 손님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또한 우리 집을 시작으로 한 채 두 채 집이 생겨나고, 1년 사이 이웃들이 늘고 있는 속도 또한 빨라졌다. 땅값 또한 2배 이상이나 올랐으니... 남들은 만류했지만... 그때 우리의 선택에 이제 우리는 웃을 수 있다.      


  

땅은 샀고, 이제 우리 집을 설계해야 한다.

남편이 나에게 묻는다.

“여보.... 당신은 어떤 집을 원해? 어떤 집을 지어줄까?”    


남편이 우리집 안에 만든 풍경



****제3장에서는 <어떤집을 지어줄까?>의 이야기가 연재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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