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그랬던 것처럼.
“아.... 내 생각이 틀렸네....
다시 차근차근 시작해 보자~!!!!!”
방송 원고를 쓸 때도 그렇다. 처음 진행자, MC에 대한 파악이 덜 된 상태에서 원고를 쓰게 되면 꼭 원고를 처음부터 다시 쓰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꼭 첫방송 후에... MC가 원고를 받고 읽어 내려가는 스타일을 확인한 후에야, 아~ 저 MC에게 저런 연기는 뭔가 어색하구나~ 저 MC에게는 컨셉 자체가 맞지 않구나~를 깨닫고 원고 방향을 다시 잡게 된다. 최대한 진행자의 스타일을 고려해서 진행자가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원고를 수정해 가는 것이다.
집을 짓는 경우도 어쩜 이와 같지 않을까?
생각으로는 가능할 것 같지만... 막상 시작해보면... 이게 아닌데를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첫 작업을 할 때는 더더욱!!!! 아직 아무것도 시작 자체를 안 한 단계이기에!!!!
그럴 때면 늘 깨닫는다. ‘역시 생각만으로는 한계가 있구나~’ 라고! 직접 부딪히고 실행한 후에야... ‘아~ 이랬어야 했는데....’ 라고 깨닫게 된다. 그렇게 다시 차근차근 작업이 시작되는 것이다.
처음 작업, 기초 터 위에 레이아웃을 잡을 때도 그랬다. 정확한 위치를 알기 위한 작업으로 실로 튕겨 위치를 고정하고 전체적인 크기를 확인해야 한다. 그런데... ‘이 과정 하나쯤이야 없어도 되겠지~~~~~~’ 바로 이 생각 자체가 문제였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대각의 길이가 맞지 않아 다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했으니까!
자, 그럼 다시 처음부터 시작!!! 본격적인 집짓기 들어가 볼까요?
먼저 설계를 따라 건물의 위치를 잡아 줘야하는데, 배치도를 바탕으로 건물이 앉을자리를 실을 이용해서 레이아웃을 잡아줘야 한다.
유로폼으로 집 터를 잡고, 패골재를 깔고, 석분을 깔고, 기초를 높여준다.
그 다음 과정이 정확한 위치 확인 후 하수관, 전기 기초 배관을 설치한다.
하수 배관 설치는 제일 중요하며 단순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누수가 생길 수 있기에!
다음으로 전기와 수도가 들어갈 위치를 선정 후 관을 묻어 놓는다.
또한 철근으로 전체를 덮는데, 콘크리트가 깨지는 걸 방지하기 위한 작업이다.
이 모든 작업이 끝나면 레미콘 차량을 몇 대 불러야 할지 그 양을 계산 후 레미콘 차량과 펌프카를 불러 서로 같은 시간을 약속한 후에 공구리 타설 작업을 하면 된다.
그런데 요즘 제주도는 레미콘 구하기가 힘들어서... 미리... 최소 보름 전에는 예약해야한다.
레미콘 타설 후에는 원래 20일 정도는 양생 기간을 줘야 하는데, 남편은 5일 정도의 양생 기간을 줬다.
여름이라는 이유로!!! 무더운 여름철이라 5일이란 기간도 충분했다.
레미콘 타설 후에는 미장을 깨끗이 하는 건 물론이고 시간마다 계속 물을 뿌려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구리에 금이 간다.
여기까지 오는데도 한참의 기간이 걸렸다. 모든일이 첫 시작이 어렵다고! 특히 초보자에게~ 아무것도 모르는 왕초보에게는 특히나 더 그랬을 것이다. 집을 지어본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요, 단순히 물어물어 가며 했던 것이기에 '이렇게 하는게 맞을까?' '저렇게 시작해야 할까?' 고민이 참 많았고 시행착오를 너무나도 많이 겪었던 기간이었다고 할까?
아무것도 모르던 난 옆에서 아직도 제자리냐~ 정말 집다운 집을 짓기는 할 것이냐고 남편을 나무라기나 했으니!!!!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지! 그런데 가로로 썰어야 하는지? 세로로 썰어야 하는지? 모양을 내 썰어야 할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았던 시기!!! 첫 시작이 어렵지... 시작만 잘하면 숭숭숭~ 잘 썰고... 착착착 진행이 잘 될텐데...그 첫 시작이 참으로 어려웠던 것 같다.
자, 건물 구조를 만들기 위한 레미콘 타설 작업을 끝냈으니, 이제 5일이란 기간 동안 잠시 휴식시간이다. 단순한 휴식기간이 아닌, 다음 작업에 대한 연구, 준비 기간이기에~ 마음이 그리 편하지만은 않다. 그렇지만 내 집을 짓는다는 설렘, 기대감이 있기에!!!! 행복한 휴식, 행복 준비의 기간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림읍 동명리 밭들이 펼쳐진 곳, 그 한 공간안에서 뭔가를 열심히 그것도 혼자 만들어가는 남자! 지나가는 사람들이 신기한 듯 빤히 쳐다본다.
“저기 저 사람, 혼자서 뭘 저리도 열심히 만드는 걸까?”
***제6장에서 다음편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