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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의 식탁 이효진 Sep 23. 2016

제5장 생각에서 밖으로 나와라

남편이 그랬던 것처럼.

“아.... 내 생각이 틀렸네....

다시 차근차근 시작해 보자~!!!!!”

     

방송 원고를 쓸 때도 그렇다. 처음 진행자, MC에 대한 파악이 덜 된 상태에서 원고를 쓰게 되면 꼭 원고를 처음부터 다시 쓰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꼭 첫방송 후에... MC가 원고를 받고 읽어 내려가는 스타일을 확인한 후에야, 아~ 저 MC에게 저런 연기는 뭔가 어색하구나~ 저 MC에게는 컨셉 자체가 맞지 않구나~를 깨닫고 원고 방향을 다시 잡게 된다.  최대한 진행자의 스타일을 고려해서 진행자가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원고를 수정해 가는 것이다.  

집을 짓는 경우도 어쩜 이와 같지 않을까?

생각으로는 가능할 것 같지만... 막상 시작해보면... 이게 아닌데를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첫 작업을 할 때는 더더욱!!!! 아직 아무것도 시작 자체를 안 한 단계이기에!!!!

그럴 때면 늘 깨닫는다. ‘역시 생각만으로는 한계가 있구나~’ 라고! 직접 부딪히고 실행한 후에야... ‘아~ 이랬어야 했는데....’ 라고 깨닫게 된다. 그렇게 다시 차근차근 작업이 시작되는 것이다.


처음 작업, 기초 터 위에 레이아웃을 잡을 때도 그랬다. 정확한 위치를 알기 위한 작업으로 실로 튕겨 위치를 고정하고 전체적인 크기를 확인해야 한다. 그런데... ‘이 과정 하나쯤이야 없어도 되겠지~~~~~~’ 바로 이 생각 자체가 문제였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대각의 길이가 맞지 않아 다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했으니까!

     

, 그럼 다시 처음부터 시작!!! 본격적인 집짓기 들어가 볼까요?

     

먼저 설계를 따라 건물의 위치를 잡아 줘야하는데, 배치도를 바탕으로 건물이 앉을자리를  실을 이용해서 레이아웃을 잡아줘야 한다.

  

폼 설치- 이 장비도 빌려주는 곳이 있다.

   

유로폼으로 집 터를 잡고, 패골재를 깔고, 석분 깔고, 기초를 높여준다.


작은것은 폼과 폼을 연결하는 것이고  긴것은 폼을 땅에 고정시키는 것이다.
폼과 골재 사이에 약 30cm 정도 간격을 주면 나중에 그 안으로 콘크리트가 들어간다.

그 다음 과정이 정확한 위치 확인 후 하수관, 전기 기초 배관을 설치한다.

하수 배관 설치는 제일 중요하며 단순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렇지 않으면 누수가 생길 수 있기에!

     

관과 관을 연결할 때나 소켓을 연결할 때 반드시 본드로 안과 밖을 꼼꼼히 바른후 연결한다.  연결은 물이 흐르는 방향에 맞춰서 약간만 경사를 주고 길이를 잘 재고 자르면 된다.

다음으로 전기와 수도가 들어갈 위치를 선정 후 관을 묻어 놓는다.


또한 철근으로 전체를 덮는데, 콘크리트가 깨지는 걸 방지하기 위한 작업이다.


형광줄로 콘크리트가 들어갈 높이를 표시했다. 더 잘 보이게 하려면 페인트를 칠하는게 좋다.  표시선이 잘 나타나야 콘크리트를 부을때 위치를 잘 알 수 있다.


이 모든 작업이 끝나면  레미콘 차량을 몇 대 불러야 할지 그 양을 계산 후 레미콘 차량과 펌프카를 불러 서로 같은 시간을 약속한 후에 공구리 타설 작업을 하면 된다.

그런데 요즘 제주도는 레미콘 구하기가 힘들어서... 미리... 최소 보름 전에는 예약해야한다.

    

폼을 망치로 두드려야 안쪽까지  콘크리트가 잘 들어간다.

레미콘 타설 후에는 원래 20일 정도는 양생 기간을 줘야 하는데, 남편은 5일 정도의 양생 기간을 줬다.

여름이라는 이유로!!! 무더운 여름철이라 5일이란 기간도 충분했다.

레미콘 타설 후에는 미장을 깨끗이 하는 건 물론이고 시간마다 계속 물을 뿌려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구리에 금이 간다.

여기까지 오는데도 한참의 기간이 걸렸다. 모든일이 첫 시작이 어렵다고! 특히 초보자에게~ 아무것도 모르는 왕초보에게는 특히나 더 그랬을 것이다. 집을 지어본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요, 단순히 물어물어 가며 했던 것이기에 '이렇게 하는게 맞을까?' '저렇게 시작해야 할까?'  고민이 참 많았고 시행착오를 너무나도 많이 겪었던 기간이었다고 할까?

아무것도 모르던 난 옆에서 아직도 제자리냐~ 정말 집다운 집을 짓기는 할 것이냐고 남편을 나무라기나 했으니!!!!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지!  그런데 가로로 썰어야 하는지? 세로로 썰어야 하는지? 모양을 내 썰어야 할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았던 시기!!! 첫 시작이 어렵지... 시작만 잘하면 숭숭숭~ 잘 썰고... 착착착 진행이 잘 될텐데...그 첫 시작이 참으로 어려웠던 것 같다.

     

     

자, 건물 구조를 만들기 위한 레미콘 타설 작업을 끝냈으니, 이제 5일이란 기간 동안 잠시 휴식시간이다.  단순한 휴식기간이 아닌, 다음 작업에 대한 연구, 준비 기간이기에~ 마음이 그리 편하지만은 않다. 그렇지만 내 집을 짓는다는 설렘, 기대감이 있기에!!!!  행복한 휴식, 행복 준비의 기간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림읍 동명리 밭들이 펼쳐진 곳, 그 한 공간안에서 뭔가를 열심히 그것도 혼자 만들어가는 남자! 지나가는 사람들이 신기한 듯 빤히 쳐다본다. 

     

저기 저 사람, 혼자서 뭘 저리도 열심히 만드는 걸까?”

     


     

***제6장에서 다음편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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