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가의 식탁 이효진 Oct 02. 2016

제6장 집짓다 보니 동네 유명인사가 됐어요

   

한림읍 동명리 밭들이 펼쳐진 곳, 그 한 공간 안에서 뭔가를 열심히 그것도 혼자 만들어가는 남자! 지나가는 사람들이 신기한 듯 빤히 쳐다본다.     

“저기 저 사람, 혼자서 뭘 저리도 열심히 만드는 걸까?”     



   

필요 없는 철근 자르기


집을 짓기도 전부터 남편은 한림이란 지역 안에서 명물이 되어 버렸다.

혼자서 집짓는 사람

아무도 살지 않는 밭 한가운데서 매일 같이 집을 짓는 사람

왔다 갔가 밭에서 농사짓는 분들에게도, 매일 들락날락 거리는 철물점 아저씨에게도 여하튼 남편은 며칠만에 동네 유명인사가 되어 버렸다.     

하긴 남편은 집을 짓기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가... 밤늦은 시간에야 돌아와 자고... 늘 그렇게 휴일까지 집짓기에 매달려야 했으니!!!!



지금도 사람들이 집을 짓는데 얼마나 걸렸냐고 자주 묻는데.... 그럴때면 남편은 아주 으시대며... 7개월 정도 걸렸다고 답한다. 본인 스스로가 생각해도 참 대견스러운가 보다. 하지만 이런 남편의 대답에  보통들 돌아오는 대답이란?

“거짓말 아니에요?” “어떻게 7개월만에 집을 지어요?”     


이건 남편을 몰라서 하는 얘기다. 일할 때만큼은 무슨 에너지 파워가 넘쳐 나는지 놀라운 집중력과 정신력에... 거기다 무조건 쉬는 시간도 용납하지 못하는, 정말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스타일이라고 할까?

아침 일찍 7시부터 밤 12시까지 지겹도록 홀로 집짓기에 매달렸으니... 오죽이나 머리 아프고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또한 외로웠을까?     


남편이 하루 종일 집짓기에 올인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그건 자신이 선택한 이 방법(하루 종일 혼자서 집짓기)이 가장 경제적인  집짓기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보통 땅 값을 제외하고 집을 짓는 건축비의 예산을 잡게 되면... 평균적으로 2억원을 생각하라고들 하더라~ 직장인들이 10년 동안 악착같이 벌어 모아도 모으기 힘든 돈이 1억인데, 2억씩이나? 하지만 어쩌랴? 집짓기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방법이 가장 최선이기에 많은분들이 선택하게 되는  방법이 건축회사에 맡기는 것이다.    


   

사실 그 누구의 도움 없이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집을 지어야 하고... 아직 크게 모아둔 돈도 없으니... 남편이 생각한 최선의 방법은 자신이 일을 그만 두고 직접 집짓기에 올인 하는 것! 지금 일을 계속 하다보면.... 집 짓기는 더 먼 훗날로 계획을 잡아야 하며... 그렇다보면 땅값은 더 쑥쑥 오를 것이며... 더 이상 내 집 갖기가 현실과 멀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다. 건축회사에 가져다 바칠 돈을 모으는 데에만도 시간이 한참이나 걸릴 일인데.... 더 늦기 전에 지금 시작해야한다면 그렇게 시작된 집짓기였다고 할까?  



돌이켜 보건데... 남편의 계산, 이 없었더라면 분명 가능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오래 동안 꿈꿔왔던 남편의 꿈이였고!!! 지금 시점이 아니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계산으로 추진할 수 있었던 일이며... 또한 무슨일이 있어도 반드시... 집을 지어 보여주겠다는 깡!!! 이 있었기에 흔들리지 않고... 쓰러지지 않고... 우리집짓기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100mm 아연 각관을 사용해 기둥을 세우고

아무래도 혼자이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라도 가서 기둥 잡는 일이라도 도와주면 좋겠는데.... 하필 맡고 있었던 프로그램이 시사프로그램이라 종일 아침부터 저녁 7시까지는 일에 매여 있어야 하니.. 일 끝나고 어린이집에서 아이 데리고 와서 밥 먹고... 그리고 남편이 일하는 현장으로 방문하면... 빠르면 저녁 9시... 늦으면 10시가 되니!!!!

그래도 남편은 외롭다고 늦은시간이여도 와 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


사진 포즈를 잡는 남편

주말은 일이 없어 낮에도 방문이 가능했지만 어린 지상이를 돌봐야 하고.. 또한 내 몸속에도 지율이가 자라고 있어 도와줄래야 도와줄 수도 없고... 그저 말벗이 되어 주고 사진을 찍어 주는게 남편을 도울 수 있는 일이였다.

공사현장을 찾은 지상이


매일같이 동명리 밭으로 출근해 집을 짓고, 또한 근처 자재 파는 곳으로 출근해 집 짓는 방법을 배우고, 이런 남편이 동네분들은 참 신기했었나 보다.

도대체 혼자서 뭘 짓겠다고 저러나 하고 한참을 바라보다 가는 사있었다.

할 수도 없는 일을 하려고 나선다며... 가능이나 하겠냐며... 쯧쯧 혀를 차는 이들도 많았을 것이며.... 그게 안쓰럽고 또한 걱정스러웠던 이들도 분명 많았으리라~         




동네에서 유명인사가 되더니... 방송국에서도 연락이 왔다. 촬영을 하고 싶다고!!!  

아들을 위한 책을 출간했을 때... 한번 방송을 타더니... 이번 촬영은 덜 떨린다며 흔쾌히 인터뷰에 응한 남편!!! 이번 방송의 주제는 셀프집짓기다.      




       

***제7장에서 다음편이 이어집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중간 예고편-옛날...한림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