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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의 식탁 이효진 Feb 05. 2017

실연 당한 여자

제주에 사는 여자, 네마음을 보야줘~!

<실연 당한 여자>
 
낭만의 계절..사랑의 계절인 이 가을에. 보다 진하게 연애 하겠노라던 여자의 굳은 의지가 무너지는 순간이에요. 눈이 부시게 높고 푸르른 가을 하늘에 이 무슨 날벼락 같은 소린지 모르겠어요. 남자가 여자에게 말해요.

 
남 - 헤어지자... 그만 만나자.. 헤어지자고..


아니.. 왜? 도대체 무엇 때문에? 여자는 처음에는 그저 의아할 뿐이였대요. 이어서는 화가 나고.. 나중에는 비참해지기까지하고.. 슬프고... ‘내가 왜 사나~’ 삶의 의욕을 상실해기도 하고.. 때론 떠난 그 사람에게 집착하기도 하고... 요랬다 저랬다.. 이랬다 저랬다.. 왔다 갔다 정신 못 차리는 여자의 감정이래요.
흔들 흔들 복잡 오묘한 감정.. 뭔가 정리가 필요함을 느낀 여자는 일단은 미용실로 직행!!! 머리스타일에 변화를 준대요... 웨이브를 줄까? 곧게 필까? 이런저런 고민 필요 없대요...


여 - 짧게 커트해 주세요..



싹뚝!!! 싹뚝 잘려나가는 머리카락~~~ 잘려나가는 그와의 추억.. 그에 대한 미련! 경쾌한 가위질 소리가.. 복잡한 여자의 감정을 시원하게 정리해 준대요. 이별 후 머리카락을 자르는 여자의 행동은 그래요. 남자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꿔온 것처럼 헤어진 뒤 마음을 정리하고 새로운 출발을 하기 위해서래요. 하지만.. 말이 쉽지.. 마음 정리가 생각처럼 쉽지가 않대요. 여자는 여전히 옛남친의 주변을 어슬렁 거려요. 옛남친의 블로그를 탐방! 예전에 비밀번호까지 주고 받던 사이였기에 메일까지 들어가 그의 주변에 지금 어떤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샅샅이 캐내요. 그의 친구들에게 연락해 달달달 볶으며 근황을 알아보고 거의 스토커 수준이에요. 여자가 드나드는 걸 알고 있는지 보란 듯 은근한 경고성 글을 남겨둔 여자의 옛남친!!!!


남 - 들어와서 좋을 거 없잖니~


아... 비참해지는 여자~~~~~~~~~~~~~이러니 더욱 마음은 허전하고.. 욕구불만으로 가득 찰 수밖에 없어요. 자꾸만 달달한 뭔가가 땡기고..달콤한 사랑 대신.. 초콜릿.. 케익.. 이런 것들로 대신 채워나간대요. 이러니 점점 불어오르는 살~~~ 망가지는 몸매.. 이건 완전 ‘나 실연 당했오~’하고 광고하고 다니는 꼴이에요.
한술 더 떠 홀로 노래방까지 방문해 궁상을 떨어대는 여자!!!
마치 자신이 비극의 영화 속 주인공인양 슬픈 노래들로만 찾아 부르며 눈물짓고 멱따는 소리로 외쳐 노래 불러요.


여 - ♬ 이제 다시.. 사랑 안해... 바보처럼 사랑 안해... ♪


다신 사랑 안 한다며 선택한 여자의 노래는 백지영의 “사랑안해”에요.
다시는 사랑 안한다며 다짐한 듯해도 사실 마음 한켠에선 그가 다시 돌아오길 은근히 기다리는 여자~ 여전히 옛남친의 블로그를 훔쳐봐요.
그런데 아글세~ 이런된장~~~~~~~~~~~~~ 다른 여자와 나란히 팔짱끼고 찍은 사진이 올라왔어요. 새여자친구가 생긴게 분명해요..그야말로 놀라고 자빠질 일!!!
여자를 더 놀라고 좌절하게 만드는 건 사진 속 여자가 자신보다 훨씬! 훨~~씬 더 예쁘다는 거에요.
여자는 생각해요. 자신이 그동안 외모관리를 너무 소홀히 해왔다고!


여 - 보란 듯이 더 예뻐질 거야... 예뻐져서 더 좋은남자 만날거야...


활활~ 불타는 의지로 외모에 더욱 공을 들이는 여자! 천연팩까지 해가며 아주 난리가 아니에요~ 헤어진 이후에 까칠해진 얼굴을 보니 절로 한숨이 나오고 자연스레 천연팩을 만들게 되더래요.. 거기다 주말 데이트 시간까지 남아도니.. 만들고~ 붙이고~ 바르고~ 얼마든지 피부관리에 집중이 가능하대요. 또 불굴의 의지로 줄넘기를 미친 듯이 하기도 하고 하루에 헬스장을 2번 가기도 하며.. 몸매 가꾸기에 전력질주를 다해요.


여 - 이 정도면 S라인 봐줄만 하겠지?


예쁘게 차려 입고 옛남친집을 얼쩡거리질 않나 아직도 힘든가봐요. 옛남친을 정리하려면 한참 멀기만 한 듯해요.
여자의 행동이 여기서 끝이 아닌가봐요.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여자의 모습이 남달라 유심히 살펴봤는데... 글쎄~~~~ 제대로 환장!!!! 인터넷 검색어창에 적어 넣은 글이 기 막히고 코 막히게 해요.


여 - (입력하는 ) 헤어진 옛남친 복수하는 법!!! 


옛남친 복수하는 법을 뒤적이며 살벌한 복수극을 계획해보는 여자!!!
사랑에 데이면 사람이 이렇게 달라질 수도 있는가봐요~
제발... 돌아와~ 돌아와~ !!! 옛남친이 여자에게도 돌아오길 바라는 게 아니에요.
제발...사랑 때문에 자신을 잃고 정신 못 차리며 방황할게 아니라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오길 그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는 여자에요.
헤어진 후 유쾌 상쾌하게 지낼 수 없는일이라지만.. 그럴수록 더욱더 활짝 웃으며 또다른 즐거운 일들을 찾아가다보면 분명 유쾌 상쾌한 일들은 찾아온대요.
그 믿음으로 여자는 그동안 못 누렸던 솔로만의 특권을 누리며 또다른 재미를 찾아 나선데요.


지금까지 실연 당한 여자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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