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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의 식탁 이효진 Mar 12. 2017

결혼하고 싶은 남자

제주에 사는 남자, 네마음을 보여줘~!

<결혼하고 싶은 남자>
 
가을은 결혼의 계절이라더니, 왜 이리 주변에서 결혼한다는 이들이 많은가 몰라요.
이번에는 회사 동료가 청첩장을 쑤욱 내밀고 있어요.
혼자 잘 살다가도 주변에서 너도 장가가야지~ 이런 소리 해대도 이젠 어느정도 면역이 돼 잘 견뎌오다가도 꼭 축의금 내치게 될때면.. 그때가 되면 불근!!!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파고든다는 남자!


남 - 그동안 내가 뿌린 축의금이 얼만데.. 빨리 회수해야할텐데


하지만 그게 맘처럼 쉽지가 않아요... 당장 남자 곁에 여자가 없어요.
아니, 결혼할 여자가 없다 말하는게 더 맞는말이에요.
한 살 한 살 나이가 보태지면 보태질수록 남자 눈은 점점 높아만가니.
남들은 완벽한 여자 없다고.. 몇 가지는 포기하고 배우자를 선택하라 말하지만
그게 남자에게는 그렇지가 않대요. 여자 보는 눈이 더 까다로워지면 까다로워졌지 결코 너그럽지만은 않대요.
얼마전 여친과 헤어지면서 남자는 결심했거든요.


남 - 이제 연애는 그만!!! 결혼상대를 만나야지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는 생각을 나름 갖고 있는 남자거든요. 연애상대자로는 여자가 뭐하나 모자라도 모자란대로 남자가 채워나가며 귀엽게 여자를 봐줬다면 결혼상대자로는 티끌하나 모자란점이 보이면 갈팡질팡~ 이 여자와 결혼을 해도 되나 고민이 된다는 거에요. 이 고민 저 고민에 마음이 싱숭생숭~ 친구녀석들과 술약속을 잡은 남자! 여기서 남자는 다시 결혼을 결심하게 되요. 친구녀석들의 자식 자랑이 시작됐거든요. 자신과 꼭 빼 닮은 아들이 너무 신기하다는 둥 태어난지 얼마 안 된 아이가 드디어 뒤집기를 했다는 둥 자랑질을 해대는데 가슴 한켠이 허해질수밖에 없대요.


남 - 이건 원 나도 결혼을 해야지..


친구들과 주거니 받거니 술을 마셔대는데 친구녀석 휴대전화에 반짝반짝 불이 들어왔어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여자"라는 이름으로 저장이 되어 있는 번호가 뜨고 친구는 밖으로 뛰어나가요.


남 - 저러고 살고 싶을까? 


혼자여서 자유롭구나..싶다가도 술자리를 끝내고 돌아가는 중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마눌님께 전화 한다며.. 친구녀석 통화버튼을 누르더니 다정모드로 지금 집에 들어가는 중이라 말해요.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더니.. 남자의 마음이 다시 움직여요. 누군가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 부러우면서 결혼이 하고 싶어져요.
집에 들어가니 반겨주는 마눌님 없고, 썰렁한 집안구석 의지할 거라곤 tv뿐이에요.
리모켠을 켰더니, 이건 tv속에서도 결혼 얘기에요.. 결혼하고 싶은 연예인 베스트 5가 나오는데


남- 와.. 내가 저런 연예인하고 결혼하면 얼마나 좋을까?


착각상상만으로도 잠시 못이룬 행복감에 젖어본대요.
주말이면 남자의 결혼을 자극하는게 특히 마트 안에서 더 그렇대요.
아기를 안고 다정히 쇼핑하는 부부의 모습~


남- 완전 부럽다`````


남자가 그리는 딱 이상적인 결혼 후의 모습이래요.  그러면서도 남자는 투덜투덜
말이 참 많아요.


남-아니, 쟤들은 뭐가 나보다 나아서 결혼하고 가정을 만들었냐고!!!!


달력은 한 장 한 장 넘어가 이제 11월, 12월 딱 두장! 두장만 더 넘기면 서른다섯!!!!!! 자신의 나이를 돌아보더니, 남자는 더욱더 결혼을 서둘러 결심할수밖에 없대요. 결혼을 서두르게 되는 나이.. 보통 여자들이 29에서 30 사이에 결혼을 서두른다면 남자는 34와 35 사이로 넘어가는 나이에 점점 혼자가 두렵고 결혼을 서두르게 된대요.
하지만 마음만 굴뚝같지 옆에 여자가 없어요. 세상에 여자는 많고 많은데 왜 남자 옆에만 없는지.. 더더욱 남자를 짜증나게 하는건.. 옷가겔 가도 커플들..식당엘 가도 커플들.. 그것도 아주 진한 애정행각을 벌이고 있어요.


남- 난 도대체 뭐하고 살았나 몰라..


옆에서 자갸~ 여봉~ 우리꼬마.. 귀염둥이.. 애교를 부려대는데.. 아~ 혼자 사는 남자의 외로움을 더 후벼 파는 몹쓸 애정행각 같으니!!!
모처럼 주말을 맞아 영화도 보고픈데.. 같이 갈 애인도 없고 혼자라는 사실이 더 비참해도 꿋꿋이 영화관을 홀로 찾았어요. 여기서도 역시나 옆에는 커플..부부들 투성이에요. 혼자라는 사실이 외롭지만 상상속에서만은 행복감에 젖어들어보아요. 옆자리에 좋아하는 딱 내 스타일의 내 파트너가 앉아 있다는 생각을하며 영화를 즐겨요. 지금 관람중인 영화는 "시라노결혼조작단" 솔깃~ 절실~ 자신의 결혼을 이뤄줄 결혼조작단이 없나 찾아본대요.
하지만 남자는 알아요. 결혼은 누가 시켜주는 게 아닌 오직 자신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좀더 적극적으로 사람도 만나고 노력하는 자에 결혼도 찾아오는 것임을 깨달은 남자... 마음가짐이 달라요. 이제 정말 결혼할 때가 욌나봐요.


지금까지 결혼하고 싶은 남자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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