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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Feb 19. 2024

오늘은 우수

2024년 2월 19일 월요일, 비 오다 갬


이상 기후라는 말을 한두 번 들은 게 아니다. 말 그대로 절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날씨를 보일 때 '이상 기후'라고 할 테다. 인터넷에선 이상 기후를 기온이나 강수량 따위가 정상적인 상태를 벗어난 기후라고 했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봄과 가을이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고 있는 것도 이상 기후 탓이라고 했다.


사실 날씨가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추웠다가 더운가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추위 모드로 돌입한다. 나처럼 대중교통 이용자는 아침에 하고 나왔던 차림으로 돌아다녀야 하니 어딘지 모르게 계절감이 떨어지는 사람으로 취급받기 십상이다.


어쨌거나 오늘은 절기 상 우수에 해당되는 날이다. 눈이 녹아서 비나 물이 된다는 뜻의 우수, 따지고 보면 오늘을 기점으로 날씨가 풀린다 걸 의미하는 셈이다. 그래서일까, 오늘은 이상 기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비가 그치자마자 날씨가 확 풀려버렸다. 아침에 집을 나설 때 껴 입었던 옷들 때문에 온몸에서 땀이 흘렀다. 물론 내일도 그럴지는 알 수 없다. 실컷 이래놓고도 내일 아침이면 있는 대로 옷깃을 여미게 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절기 타령을 하다 문득 달력을 봤다. 벌써 2월도 다 지나간 느낌이다. 과연 2월 들어 19일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난 뭘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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