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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Feb 20. 2024

꿈이 없는 젊은이들

010.

내가 교수 생활을 하면서 가장 놀랍고 슬픈 일은 청춘들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보다 더 놀랍고 슬펐던 일은 그들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자신에게 묻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자기가 확인해야 한다. 원하는 것이 없는 삶은 빛날 수 없다. 원해야 한다. ☞ 본 책, 40쪽


저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서강대학교에서 동양철학을 가르치던 교수였습니다. 그는 장자를 전공하여 중국으로 건너가 학위까지 받아온 사람입니다. 일단 우리나라에서는 노자와 장자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억하시는 분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KBS에서 방영된 '창의인재 육성 프로젝트, 생각의 집'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인문학 교육을 선도한 사람인데, 건명원이라는 인문학 교육 학교를 설립해 초대원장을 지냈던 분이기도 합니다.


최진석 교수는 본문에서 가장 놀랍고 슬픈 일이, 젊은이들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원래 모르는 것은 죄가 아닙니다. 다만 모름에도 불구하고 알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최소한 지식인으로서의 죄악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최진석 교수는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조차 자신에게 묻지 않는 요즘 젊은이들의 세태를 꼬집고 있습니다.


만약 이것이 비단 젊은이들만의 문제라면 그들을 비난하거나 탓하면 될 일입니다. 그러나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 리가 없는 것입니다. 그 말은 곧 요즘 젊은이들의 꿈의 부재가 근본적으로는 다른 곳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젊은이들에게서 꿈을 찾아보기가 힘든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그저 편한 것만 좋아하고, 어떻게든 부를 창출하는 데에만 혈안이 된 그들의 특성만 갖고 물고 늘어지려고 한다면, 그건 곧 누워서 침 뱉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누워서 침을 뱉으면 그 침은 고스란히 자신의 얼굴 위로 떨어집니다. 우리 기성세대들이 어떻게 하면 꿈을 가질 수 있는지, 그 가진 꿈을 어떻게 하면 이룰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충분히 본보기가 되지 못한 탓이 크다는 것입니다.


지하철에서 심심찮게 목격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절대다수의 젊은이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에 빠져 있지만, 간혹 기특하게도 책을 펴놓고 읽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저 역시 책을 좋아하니 참 보기 좋은 광경이라 생각해, 무슨 책을 읽는지 흘깃 살펴보면 십중팔구는 어떻게 하면 돈을 버는지, 얼마 만한 돈을 버는 데 드는 시간을 어떻게 하면 최대한 줄일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책들입니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 어쩌면 그들의 꿈은, 그들이 가장 하고 싶어 하는 것은, 그리고 그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돈이거나 돈 벌기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의대에 진학해서도 돈이 덜 되는 학과보다는 돈을 더 잘 그리고 더 많이 벌 수 있는 학과를 지원합니다. 예비교사들은 시골이나 열악한 환경에 처한 지역보다는 어마어마한 문화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대도시에 지원해 아이들을 가르치려 합니다. 장시간 동안 힘들게 일하는 직업보다는 보다 더 편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직장을 너 나 할 것 없이 선호하는 실정입니다. 무엇이든 본 대로 배우는 법입니다. 그들이 길을 몰라서가 아니라 어쩌면 누구도 그들에게 올바른 길을 가르쳐 주지 못한 기성세대의 불찰이 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은 시간이, 아니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 젊은이들이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찾을 수 있게,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게, 우리 기성세대들이 보다 더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말을 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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