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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Feb 29. 2024

치과에 또 가게 되다.

2024년 2월 29일 목요일, 흐림


멀쩡하던 어금니 하나가 또 흔들렸다. 그것도 꽤 심한 정도였다. 아마 눈 질끈 감고 온 힘을 다해 잡아당기면 이가 뽑힐지도 모를 일이었다. 실은 완벽히 멀쩡한 이는 아니었다. 아랫니 네 개를 발치하던 몇 주 전, 의사가 이 어금니도 뽑아야 할 거라는 말을 했다.


의사 눈에는 어떤지 몰라도 내가 보기엔 그래도 아직은 쓸 만했다. 다만 보조 치아를 끼워 놓은 아랫니로 음식을 씹지 말라고 한 것 때문인 셈이었다. 양 옆으로 음식울을 몰아 씹어대니 그 이가 남아날 리 없다. 사실상 이미 이렇게 된 이상은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별 소용이 없다.


치과에 간다고 아내에게 말을 했다가 본전도 못 뽑았다. 그만큼 주의하라고 일렀는데 평소에 치아 관리를 어떻게 했느냐에서부터 단 음식을 좋아하는 내 식성까지 들추고 나왔다.

"와! 이거 완전히 돈 잡아먹는......"

갑자기 말을 얼버무리고 말았지만, 분명 돈 잡아먹는 귀신이라며 말하고 싶었을 테다.


담배라고는 입에 대지 않아도 폐암에 걸릴 수 있고, 문제 있는 식습관이 없어도 위암에 걸리기도 하는 게 인생이다. 물론 치아 관리를 잘하면 임플란트 할 가능성은 줄어들겠지만, 그런 것 하나도 왜 내가 얼마든지 마음만 먹으면 미연에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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