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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Mar 01. 2024

내게도 글쓰기는 생명줄입니다.

013.

직장인의 삶이 힘들어 더 버틸 수 없었을 때, 난 '글쓰기'라는 또 다른 생명줄을 찾았다. 희미해져 가는 나를 찾을 수 있었고, 직장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되찾았으며, 내 글이 책과 강연 콘텐츠가 돼 돈도 벌어다 주고 있다. 커피가 직장인의 생명수라면, 글쓰기는 직장인의 생명줄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물론, 모든 직장인이 글쓰기를 생명줄로 생각하진 않는다. 생명줄의 의미는 저마다 다르니까. 꼭 글쓰기가 아닌 다른 활동일 수도 있다. 그러나 커피 이외에 아직 그러한 생명줄을 찾지 못했다면 글쓰기를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 본 책, 7쪽

제가 알고 있기로는 본 책의 저자인 스테르담 작가님은 이곳 브런치스토리에서도 활동하시는 분입니다. 물론 제가 그걸 알고 공공도서관에서 이 책을 기꺼이 집어 들어 빌려 왔던 것은 아닙니다. (출) 퇴근하며 한 줄씩 글을 쓰고 있다는, 어쩌면 저와 비슷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선택한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책의 전반적인 느낌을 이야기하려면 끝까지 읽어봐야 알겠습니다만,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프롤로그'에서 잠시 멈추고 만 것도 아마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겠나 싶습니다.


위에 인용한 글에서 본 책의 저자는 참으로 적절한 비유를 쓰고 있습니다. 생명수와 생명줄이라는 것 말입니다. 둘 다 생명과 직결되는 것일 수 있긴 한데, 생명수라는 것은 그때그때 한 방울씩 우리 몸속에 들어가 주기만 하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인 반면에, 생명줄이라는 것은 놓치는 순간 저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저자에게 그러했던 것처럼, 저에게도 커피는 생명수였고 글쓰기는 생명줄이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는 내내 힘든 순간이 오면 그때의 어려움에서 잠시 놓여남을 가능하게 해 주었던 것은 어쩌면 커피의 힘이었을 것입니다. 다만 제가 살아가면서 힘든 고비를 맞닥뜨렸을 때 그 고비를 이겨낼 수 있게 더 큰 힘을 준 건 분명 글쓰기였다는 사실을 자각해 봅니다. 글쓰기는 저에게 살아가는 의미이자, 다음 날 하루를 다시 시작할 힘을 부여해 준 삶의 원천이었습니다.


단지 저자와 저의 차이점이라면, 제게는 돈을 벌어다 주고 있는 제 글이 아직 없다는 것이겠습니다. 저의 글이 책으로 나와 팔려나가거나 제 글과 제 책으로 인한 유명세 탓에 강연을 다니거나 하진 않는다는 것입니다. 보다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자면 그러고 싶어도 아직 그럴 만한 역량이 안 되는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불만이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똑같은 삶의 궤적을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이겠습니다. 자기가 가진 한계선 내에서 각자가 자신의 생명선을 더듬어가면 되는 것입니다.


속 편한 얘기를 하나만 하자면, 이러는 저도 언젠가는 본 책의 저자가 느끼고 있듯, 글쓰기가 진정한 저의 생명줄이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직은 글쓰기가 저의 생명줄이라고 하기엔, 그 줄의 길이나 굵기기 너무도 짧고 얇은 탓에, 언제 끊어질지 알 수 없다는 단점은 있겠습니다만, 이러다 보면 언젠가는 제 생명줄도 더 길어지고 더 굵어져 제 고난한 삶을 충분히 지탱해 줄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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