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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Mar 08. 2024

1주일을 보내고......

2024년 3월 8일 금요일, 흐림


폭풍처럼 몰아치던 한 주가 순식간에 지나갔다. 아이들이 죄다 빠져나가면 그렇게 시끄럽던 교실도 적막에 휩싸이듯, 갑자기 찾아온 평화와 고요함에 몸은 있는 대로 늘어진다. 그래 봤자 고작 5일이 지났을 뿐이다. 마치 1달은 족히 보낸 느낌이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도 내 색깔은 찾아야 한다. 태생 자체가 엄격, 근엄, 진지와는 거리가 멀다 보니 이미 아이들과 나 사이의 간 보기도 마친 상태다. 그 어떤 아이도 이젠 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다소 만만하게 대하기까지 한다. 당연히 반 아이들을 다루는 데 있어 조금의 어려움이 있다. 남들은 이런 내게 뭐라고 할지 모르겠으나, 난 이게 편하다. 괜스레 권위나 위엄을 찾을 생각은 없다. 그런다고 해서 권위나 위엄이라는 게 생기는 건 아니었다. 친구 같은 담임이 되는 것이 내 교육지론이다.


그래서 우리 교실은 늘 소란스럽다. 다소 교실은 시끄러워도 아이들이 생기 있고 활발하게 지내는 것이 나는 마음에 든다. 모름지기 애들은 애들다워야 하는 법이다. 애들이 너무 어른 같은 것도 영 별로다. 최소한 아이들은 교실에서 즐겁게 지내야 한다. 그래서 소란스러운 우리 교실이 조금도 부끄럽지 않다. 물론 가장 시끄러운 사람은 바로 나다.


아마도 다음 주부턴 본격적으로 더 시끄러워질 것 같다. 이틀 동안 푹 쉬고 체력을 비축해 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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