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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Mar 09. 2024

첫 번째 같은 두 번째 주말

2024년 3월 9일 토요일, 흐림


3월 들어 두 번째로 맞는 주말이다. 그런데 느낌으로는 꼭 첫 번째 주말 같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아마도 신학기 들어서 맞는 첫 번째 주말이라서 그럴 것이다. 그런데 그 황금 같은 첫 번째 주말을 벌써 이만큼이나 보내 버렸다. 어제 느지막이 잔 탓도 있을 테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아침이 아니라 엄밀히 따지자면 정오를 조금 지나 있었다. 사람이 어찌 이 시간까지 잘 수 있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오늘 내가 직접 겪어 보니 사람이라도 그럴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설렘 못지않게 긴장감을 가진 한 주였으니 그랬을 것이다. 정신없는 시간들이었다. 폭풍처럼 몰아치는 한 주였다. 여기저기에서 뭘 달라고 하는 요청 자료와 관련한 메시지들이 수시로 날아왔다. 일일이 세어보진 않았지만, 이래저래 자잘한 업무들이 족히 이삼십 가지는 되었다. 이 일에 들이는 시간으로 치면 30분 내외에 지나지 않지만, 제출일까지 기다리면 중요한 순간마다 이 일들이 발목을 잡고 만다. 달라는 소리가 떨어지면 바로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수업 시간, 쉬는 시간, 그리고 점심시간을 가리지 않고 학내망 메신저는 계속 울려댄다.


어제 퇴근 직전 컴퓨터의 전원을 끄면서 일단 이렇게 첫 주는 지나갔구나, 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물론 이삼일만 있으면 어김없이 이 지난한 작업들은 반복되리라. 이틀은 거의 11시 다 되어 귀가했고, 나머지 3일은 9시 훌쩍 넘어 귀가했다. 평일에 신나게 달릴 때는 몰랐는데, 역시 주말이 되니 그동안 묵혀뒀던 피로감이 온몸을 휘감는 느낌이다.


이제야 시간이 나 글을 쓰려고 집 앞의 파스쿠찌에 와서 앉았다. 늘 앉는 자리, 누가 보면 지정석인 걸로 착각할 정도였다. 단 한 번도 누가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걸 본 적이 없다. 어쨌건 간에 그래서 편안한 마음으로 와서 글을 쓴다.


따지고 보면 아직 하루하고도 절반 정도가 남았다. 그래, 맞다. 어차피 지나간 시간은 지나간 시간이고, 남은 시간이라도 좀 알차게 쉬어야겠다.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되어 행복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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