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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Mar 15. 2024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110.

아침에 당신을 봤습니다.

아닙니다.

당신의 차 앞에서 내가 기다렸습니다.


모퉁이를 돌아 차가 있는 곳으로 오던 당신이

놀라는 것 같았습니다.

그 놀람에 기분이 동요되지 않으려 애를 써야 했습니다.

당신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을 생각한다는 게 쉽지 않으니까요.


부담을 주려는 건 아니었습니다.

단지 그러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꼭 당신을 보고 싶었거든요.


물론 핑곗거리는 있었습니다.

커피와 사탕을 주겠다는 것이지요.


우물쭈물하다가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십상입니다.

그런 걸 잘 아는 당신도

내가 서 있으면 지체하지 않고 내게로 옵니다.

그렇게 내게 걸어온 당신에게 커피를 건넸습니다.


그러다 살짝 손이 닿았습니다.

일부러 터치하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기분의 좋고 안 좋고를 떠나

뭔가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이었습니다.


설명할 수 없는 것은 설명하지 않으면 되는 겁니다.

괜한 논리가 사람을 마음을 더 흩뜨리는 법이니까요.

당신을 봐서 더없이 좋은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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