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닥치고써 Mar 11. 2024

월요일 이 아침에......

109.

지난 월요일.

그러니까 무려 1주일 전입니다.

무방비 상태에서 당신을 봤습니다.

머리부터 발 끝까지 무장해제 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만남 중에

이보다 더 자연스러운 만남은 없을 테니까요.


그 어떤 노력을 하지 않아도

그 어떤 가식을 보태지 않은 상태에서

당신을 그렇게 보고 나면

아주 잠깐 후회가 들기도 합니다.

조금은 더 멀쩡하고 근사한 모습으로 봤으면 좋았을 텐데, 하고 말입니다.


사람의 일이라는 게 그래서 우스운 모양입니다.

한껏 갖추고 거리로 나아갑니다.

이 상태라면 언제든 마주쳐도 괜찮겠다 싶을 때엔

당신은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습니다.

늘 그러했습니다.

풀어질 대로 풀어헤쳐진 상태에서,

혹은

이런 상태로는 안 봤으면 좋겠다 싶을 때면

어김없이 마주치게 되니까 말입니다.


사실 언제 당신을 마주치든

내가 늘 당당한 모습이길 바랄 순 없습니다.

이미 내 사심이 들어가 버린 이상,

그건 불가능해져 버렸으니까요.


맞습니다.

의도치 않게 마주치는 것,

생각지도 않은 시간과 장소에서 당신과 맞닥뜨리는 것,

그것이 가장 좋은 그림일 겁니다.


오늘은 그렇게

당신을 보게 될까요?

월요일 이 아침이 약간의 설렘과 기대로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버스에 탔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