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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Mar 29. 2024

도긴개긴

2024년 3월 29일 금요일, 흐림


웃기는 일이다. 역 대합실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TV에서 뉴스를 봤다. 하마터면 입에 머금고 있던 커피를 뿜을 뻔했다. 선거를 앞두고 각자 자신의 정당을 홍보하는 일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몇몇 정치인들이 화면에 잡혔다. 피켓을 든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외치고 있었다.


못 살겠다! 경제 폭망!


현 정권을 심판해야 한단다. 그러면 저거들은 잘할 수 있다는 말인가? 현 정권을 두둔하는 게 아니다. 그렇다고 반대편에 선 정당을 까내리려는 것도 아니다. 도긴개긴이라고 했던가? 사투리인지 표준어인지는 모르겠으나, 오히려 '또이또이'라는 말이 더 와닿는다. 너무 점잖게 말했나? 그놈이 그놈 아닌가?


현 정권이 잘하고 잘 못하고를 떠나 화면에 나온 그들에게 손을 들어줄 수 없는 이유는 명백하다. 경제가 폭망 했다고 한다. 그들이 말하는 폭망에 과연 그들은 전혀 기여한 바가 없다는 말인가? 게다가 아무리 경제가 폭망해도 앞날이 불투명한 보통 사람들은 몰라도, 그들은 그 어떤 상황에도 끄떡없을 정도로 탄탄한 부와 명예를 걸머지고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 만약 내 앞에 있었다면 꼭 이렇게 묻고 싶다.


경제가 폭망 해서 서민들이 너무 살기 어려우니 서민들이 살기 위해서라도 현 정권을 심판하자는 말인지, 아니면 당신네들의 기득권과 권력 유지에 방해되니 심판하자는 말인지를 말이다. 뭐, 물으나 마나 아니겠는가?


선거 때마다 늘 제3지대에 속하는 이들에게 표를 던져왔다. 당연히 그들은 세가 약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니다. 하지 않았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그렇게 막강한 세를 등에 업은 너네 둘은 뭐 했냐고 묻고 싶다. 유권자니 뭐, 이 정도의 말은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어쩌고 저쩌고. 생각할수록 역겹다. 통탄할 노릇이다. 국민을 진정으로 생각하고 걱정하는 이들이 그렇게도 많은데, 왜 우리는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어떤 者을 찍어야 할지 벌써부터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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