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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Apr 02. 2024

오늘도 하루를 잘 보냈다.

2024년 4월 2일 화요일, 흐림


가끔 하루를 살아냈다,라는 표현을 쓸 때가 있다. 글자의 형태로 보면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지만, '살아냈다'와 '살았다'는 엄연히 차이가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


먼저 '살았다'는 그 행위의 완료, 즉 종결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그래서 흔히 결과 위주로 얘기할 때, 살았다는 말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힘들고 지난한 하루가 어떻게든 흘러갔다는 얘기가 되는 셈이다. 물론 개차반처럼 하루를 보낸다면 문제가 있겠지만 말이다.


반면에 '살아냈다'는 말은 그 자체로 어딘지 모르게 깊은 성취감을 갖게 한다. 이런저런 조건에도 불구하고 오늘 하루를 무탈하게 잘 보냈다는 뜻이겠다. 하루를 보낼 때 어떤 결심을 했건 간에 저녁에 이르러 돌아보니 이만하면 하루를 잘 지냈다 혹은 수고 많았다는 뜻이 포함된다고 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난 오늘도 하루를 무탈하게 살아냈다. 그다지 잘한 것은 없어도 오늘 해야 할 일은 미루지 않고 다 끝을 냈다. 최소한 내일 하루는 또 다른 새로운 하루를 맞이할 준비를 해놓았다. 오늘 밤은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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