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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Apr 03. 2024

이런 아이러니

2024년 4월 3일 수요일, 흐림


오늘은 수요일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서 주말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만약 오늘이, 그리고 지금이 금요일 저녁이라면, 하는 행복한 상상에 젖어 보는 것이다. 맞다. 금요일 저녁이라는 그 한 마디로 마음은 설레고 그동안 쌓였던 피로는 눈이 녹듯 사라진다. 그게 어쩌면 주말의 힘이리라.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한 방향으로 달려가는 이유일 테다.


그렇지만 이건 상당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언제 죽을지는 알 수 없으나, 따지고 보면 주말을 손꼽아 기다린다는 건 죽음을 빨리 재촉하는 것과 같지 않은가? 오늘이 수요일이니 금요일이길 바란다는 건 죽음의 그 순간에 대해 이틀이나 당겨지기를 바라는 셈이다. 그렇게 본다면 이건 무서운 일이다.


어지간해서는 누구라도 오래 살기를 바란다. 예정된 그 시간이 얼마이든 미리 앞서 가고 싶은 사람은 없다는 말이다. 일상이 힘들고 어려워도 이 지난한 일상을 붙들고 있어야 하는 이유가 되는 것이겠다.


하루하루가 귀한 시간이다. 허투루 보낼 수 있는 시간은 그 어디에도 없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이미 지나간 시간이 되돌아오는 법도 없다. 그러면서도 죽음을 재촉하는 듯한 이 아이러니는 어찌할까?


아직 수요일밖에 되지 않았음을 감사해야 할 테다. 하루라도 건너뛰지 않고 일정한 보폭으로 흘러가는 시간이 다행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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