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닥치고써 Apr 19. 2024

상식의 경계

삼백 스무 번째 글: 나는 되어도 너는 안 돼?

사물을 바라보는 모든 관점을 단 한마디로 줄이면 바로 '내로남불'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지만,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이 말은 사람의 간사한 심리를 가장 잘 나타내 주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로맨스라는 말은 듣기만 해도 가슴이 설렙니다. 누구든 가슴 한편에 시린 사랑 하나는 깊이 묻혀 있을 겁니다. 우리가 어떤 상태에 있든, 심지어 누구를 좋아하든 그 모든 과정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그럴듯하게 포장이 됩니다. 그것이 곧 세상에 둘도 없는 아름다운 로맨스입니다. 물론 모든 형태의 사랑에 다 적용되는 건 아닙니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일수록, 어쩌면 사랑해선 안 되는 관계에서의 사랑일수록 더 미화되곤 합니다. 당연히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이 그런 사랑을 하고 있을 때 우린 서슴없이 로맨스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타인의 사랑은 어림이 없습니다. 정상적인 사랑을 해도 그것이 곱게 보일 리 없는 판에, 만약 배우자가 있는 누군가가 다른 사람을 마음에 품고 있다면 가차 없이 불륜행각을 벌인다며 지탄의 대상이 됩니다.


과연 어떤 것이 상식일까요? 우리가 살아가는 수많은 상황에서 상식과 비상식의 경계선은 어디쯤에 놓여 있을까요? 어쩌면 눈에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그 경계선에 대한 서로의 기준이 달라, 그 어느 누군가가 몰상식한 사람이 되고 만다면 그건 누가 판단하는 걸까요?


요즘 이상하게도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합니다. 자기가 하는 건 괜찮아도 남이 하는 건 안 됩니다. 심한 경우엔 이해조차 하지 않으려 합니다. 자기 아이가 장난으로 다른 아이를 한 대 때린 건 '애들이 커가는 과정에서 그럴 수도 있지'가 되지만, 장난이라도 다른 아이에게 맞고 들어온 건 용납이 안 됩니다. 교직원 배구대회에 참가하는 일부 친목회원들은 그들의 간식과 물을 구입하는 데 있어서 친목회비로 충당이 가능하다는 입장인 반면에, 선수로 뛰지 않는 다수의 친목회원들은 어림없다는 뜻을 비칩니다.


왜 한 가지 일을 두고도 이렇게 생각이 엇갈리는 것일까요?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마음이 다르기 마련인 게 결국은 이 경우에도 적용이 되는 것일까요?


사진 출처: https://pixabay.com

매거진의 이전글 잘 지냅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