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3일 화요일, 흐림
오늘은 특별한 일정이 없다. 무탈하게 주어진 일정을 마쳤다. 어쩌면 운 좋게도 역에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마치 거짓말처럼 모퉁이를 돌아서 들어서는 기차가 보였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객차가 하나둘씩 보이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전체 기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불과 몇 시간 전에 하루가 막 시작되던 참이었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들을 했는데, 어찌 된 일인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사실 매번 이랬다. 단 한 번도 예외는 없었다. 좋게 생각하면 그만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루를 살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다.
이렇게 하루를 마감하면 그저 하루를 살아냈다는 것 이상의 감흥은 없게 된다. 이렇게 마냥 생각 없이 흘러 보내기엔 너무 아까운 시간이 아니던가? 으레 사람이라면 매사에 철두철미하게 살 수는 없다고 해도 제대로 된 반성 없이 오늘도 어제처럼 똑같이 마무리하고 만다면 그건 내 삶에 대해 무책임한 게 아닐까?
지금처럼 이렇게 스마트폰으로 글자를 타이핑해 가며 일기를 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단 얘기가 되는 셈이다. 역시 일기는 일기장에 손으로 직접 써야 한다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