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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Apr 27. 2024

일요일을 앞두고

2024년 4월 27일 토요일, 맑음


토요일 하루가 어느새 다 가고 있다. 55분만 있으면 일요일이 되고 만다. 늘 그러했듯 일기를 쓸 때마다 하루를 돌아본답시고 오늘 뭐 했는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과연 오늘 뭘 하며 시간을 보냈을까? 사실 뭐, 특별한 기억은 없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특별한 그 어떤 것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생각보다도 그런 특별한 것들은 일반 소시민에게는 거의 해당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상적인 삶, 매번 조금의 변화도 없이 틀에 박힌 생활의 패턴, 그것이 곧 나 같은 소시민의 삶에 다름 아닌 것이다. 어떤 특별한 일을 만들어 보려 나름 애를 쓸 수도 있겠지만, 아직도 그런 망상에 젖어 있다면 아마도 나이를 헛 먹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게 현실인 것이다. 별 것 없이 지나가는 하루, 또 다가오는 내일 역시 오늘과 다름이 없을 테다. 그것이 인생이다. 도대체 뭘 기대한다는 것인가? 이 인생을 살아가는 주인공인 나도 어제와 오늘이 같고, 내가 살아가는 공간도 같으며, 함께 살아가는 가족 또한 같은데, 도대체 어디에서 변화를 줄 수 있다는 말인가?


기껏 해야 어딘가로 바람이라도 쐬러 가서 이런저런 생각에 시간을 보내다 오는 게 전부일 것이다. 아니면 오랫동안 연락이 끊어졌던 지인을 만나 차라도 마시며 대화를 나눠야 시간을 잘 보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런 생각부터 버려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인생은 늘 기대한 것처럼 그렇게 스펙터클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어쩌면 별 것 아닌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살아가는 게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인 것인지도 모른다.


토요일과 일요일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더 이상 연연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뭔가 의미 있을 만한 일을 하지 않더라도, 그저 집에서 시간을 소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휴식이 되지 않을까? 별 의미도 없는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아야 하지 않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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