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닥치고써 May 01. 2024

마법의 주문

117.

아침에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누구나가 듣든 말든 입으로 되뇌었습니다.

제발 오늘은......


행운의 여신의 내 편이었을까요?

아니면 지극한 마음이

어딘가에 있던 당신에게 가닿았을까요?


주문을 외우듯 발걸음을 내딛던 내게

당신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모자를 눌러쓴 당신이 인사합니다.

인사는 인사로만 받아야지요.

괜스레 목소리가 떨리지나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인사를 건넸지만

이미 마음은 몇 번이나 하늘로 오르내립니다.


얼마나 기다리던 순간이던가요?

절실히 바라는 것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더니

간절한 바람이 이렇게도 빨리 이루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면서 난

작은 소원 하나를 빌었습니다.

어쩌면 당신에겐 큰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 소원이 무엇인지

아직은 당신에게 말할 수 없습니다.

아마도 그 언젠가는

당신에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올 테지요.

물론 말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이젠 자주 마법의 주문을 외워야겠습니다.

말 한 번으로 당신이 나타난다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마다 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꿈에서 당신을 쫓아가다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