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누구나가 듣든 말든 입으로 되뇌었습니다.
제발 오늘은......
행운의 여신의 내 편이었을까요?
아니면 지극한 마음이
어딘가에 있던 당신에게 가닿았을까요?
주문을 외우듯 발걸음을 내딛던 내게
당신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모자를 눌러쓴 당신이 인사합니다.
인사는 인사로만 받아야지요.
괜스레 목소리가 떨리지나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인사를 건넸지만
이미 마음은 몇 번이나 하늘로 오르내립니다.
얼마나 기다리던 순간이던가요?
절실히 바라는 것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더니
간절한 바람이 이렇게도 빨리 이루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면서 난
작은 소원 하나를 빌었습니다.
어쩌면 당신에겐 큰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 소원이 무엇인지
아직은 당신에게 말할 수 없습니다.
아마도 그 언젠가는
당신에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올 테지요.
물론 말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이젠 자주 마법의 주문을 외워야겠습니다.
말 한 번으로 당신이 나타난다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마다 할 이유가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