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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May 08. 2024

오늘도 보고 싶습니다.

118.

그새 시간이 또 꽤 흘렀습니다.

당신이나 나나 점점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함께 할 수 없는 나날이지만

먼발치에서라도

당신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들마저 줄어듭니다.


어떤 식으로든 말을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고민 아닌 고민을 해봅니다.

물론 결코 그럴 수 없으리란 걸 모를 리 없습니다.

도대체 무슨 말을,

언제 어떻게 건네야 할까요?

어떻게 얘기하든 당신에겐

마른하늘의 날벼락일 테니까요.


고이고이 마음 한편에 접어놔야 합니다.

지금처럼 얼굴이라도 볼 수 있는 이 애매한 관계를 못 견뎌한다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단 하나입니다.

당신을 영영 시야에서 놓칠 수밖에 없습니다.


간밤에 주어진 혼자만의 시간에

당신을 생각하며 잠이 들었습니다.

마음이 그리 심란하지도 않았습니다.

당신 덕분에 잘 자고 일어났으니까요.

주섬주섬 준비하다 보니

오늘도 당신을 볼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어느새

난 주문을 외워 봅니다.

당신을 보게 되는 그 마법의 주문입니다.


버스를 타고 달려가는 중입니다.

간발의 차이로 당신과 엇갈리지 않기를,

마스크 너머의 그 환한 미소를

다시 한번 볼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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