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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May 08. 2024

어버이날

2024년 5월 8일 수요일, 맑음


오늘은 어버이날이다. 내 어버이, 두 분 다 저 세상으로 가신 지 벌써 6년이 지났다. 어머니는 10년 전에 먼저 돌아가셨다. 어버이 살아실 적 섬기기를 다하라고 하더니 이젠 뭘 하려고 해도 안 계시니 어쩔 도리가 없다.


장인어른, 장모님은 아직 살아계시지만, 내 부모와 같을 리가 없다. 아무리 편한 사이가 되려고 노력해도 좁힐 수 없는 틈은 존재하는 법이다. 요즘은 고부갈등 못지않게 장서갈등도 크다고 하지 않는가? 일단 뭐,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 내 부모가 아닌 건 명백한 사실이다. 딸처럼 생각한다는 시어른들의 말이 진실이 아니듯, 아들처럼 대한다는 처가어른들의 말 또한 믿을 바가 못 된다.


이 날을 맞아 찾아가서 식사를 대접해 드린다. 혹시 나중에 밖에 나가시게 되면 맛있는 것 사 드시라고 용돈을 챙겨 드린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거기까지다. 이 정도 했으니 됐다고 생색을 내려는 게 아니다. 정말이지 딱 거기까지만 마음이 움직인다. 이 이상은 나도 어쩔 도리가 없다.


어머니가 먼저 돌아가시고, 아버지도 가셨을 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사십 중반에 고아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살다가 속절없이 무너질 때 예전처럼 가서 비벼댈 언덕 하나 없다는 사실이 참 서글펐다는 걸 두 분이 가시고 나서야 알았다. 아무리 내 일을 같이 기뻐할 처자식이라고 해도 어디 엄마만 할까?


맞다. 이럴 때는 조금은 엄마가 보고 싶다. 하나 마나 한 소리겠지만, 살아계시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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