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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May 10. 2024

오늘이 가장 예뻤습니다.

120.

살다 보니 이런 경우도 다 있습니다.

내가,

꿈에서도 늘 당신을 생각하는 내가,

당신을 몰라봤습니다.


누군가가 인사를 하며 지나갔습니다.

습관적으로 답례 인사를 하고

고개를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더 붐비기 전에 얼른

그 혼잡한 길을 벗어나야 하니까요.

그때 당신이 보였습니다.


알고 보니 막 인사를 건넸던 사람이 당신이었습니다.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꽃 같은 당신을 본 건 처음이었습니다.


늘 쓰고 나오던 모자도 없었고,

아침부터 어딜 가는지

머리도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검은색의 원피스,

사람을 빤히 쳐다보는 건 실례라는 걸 알면서도

자꾸만 눈길이 갔습니다.


인사치레라도 어디 가시냐고 물을까 싶었지만,

그러기엔 주위에 사람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순식간에 멀어지는 당신의 뒷모습을 멍하니 지켜봤습니다.


당신을 알게 된 이후로

아마도 오늘만큼 아름다웠던 적은 없을 겁니다.

하마터면

엄지손가락을 밀어 올릴 뻔했습니다.

오늘의 당신 모습은

아마도 꽤 오래 내 기억 속에 남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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