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일 토요일, 맑음
어제 생각했던 대로 오늘은 차분하고 조용하게 하루를 보냈다. 특별하다 싶은 일은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집안 청소를 하고, 끼니때가 되면 밥을 먹었다. 밖에서 사 먹는 걸 그리 싫어하지는 않지만,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저녁을 밖에서 해결하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기에 가능하다면 쉬는 날에는 집에서 밥을 먹으려고 하는 편이다.
오후엔 늘 그랬던 것처럼 노트북을 싸 짊어지고 동네 근처 커피숍으로 갔다. 늘 가는 곳은 파스쿠찌였고, 그곳이 글을 쓰기는 더 좋은 환경이긴 하지만, 오늘은 굳이 돈을 쓰고 싶지 않아 스타벅스로 갔다. 스타박스는 기프티 카드가 있으니 우선은 당장 돈을 내고 마시지 않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역시 스타벅스는 다른 브랜드의 매장에 비해 너무 시끄럽다. 마치 시골 전통시장 장날에 장바닥 한가운데에 서 있는 느낌이다. 그런 환경에 무슨 글을 쓸까, 싶었으나 이것저것 다 가리고 글을 쓸 수는 없는 것이다. 내가 처음부터 스마트폰으로 글쓰기에 습관을 들여온 것도 다 그것 때문이다. 언제든 어디에서든 쓰고 싶은 글은 꼭 쓰고 만다,라는 생각이 있었으니 그렇게 된 것이다.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글을 쓸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테지만, 경험상 그건 글쓰기에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익히 알고 있다.
매장 내의 요란한 음악 소리, 시장통에서나 들을 법한 사람들의 시끄러운 대화 소리, 앉아 있으려니 귀가 먹먹해질 지경이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 잔의 커피를 조용히 음미하면서 사색을 즐기려고 하면 적어도 이곳 스타벅스는 꼭 피해야겠다고 말이다.
어쨌건 간에 이런 상황에서도 나는 오늘 내가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글을 썼다. 조용하지 않아도, 장소가 편안하지 않아도 글은 언제든 쓸 수 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