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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Jun 02. 2024

자리를 옮겨

2024년 6월 2일 일요일, 맑음


토요일과 일요일은 공공도서관 폐관 시간이 이른 편이다. 전국의 모든 도서관을 가보진 않았으니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내가 이용했던 모든 도서관은 그랬다. 주말은 평일보다 문을 닫는 시간이 최소한 3시간 이상 이르다. 그래서 오후 5시가 되면 도서관을 나서야 한다.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에게도 개인 시간이 필요하니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나, 모처럼 주말을 이용해 도서관을 이용해야 하는 이용자 입장에선 아쉽지 않을 수가 없다.


아무리 글이 잘 써지는 날도 시간이 되면 눈물을 머금고 나와야 한다. 그냥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어차피 그들은 월요일이 되면 도서관 문을 닫으니 쉬게 된다.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조금만 더 길게 도서관을 열어 놓는 것이 그렇게 어려울까, 하는 생각을 한다면 내가 너무 이기적인 건가?

 

어쨌건 간에 시간이 되었으니 결국엔 자리를 옮겨야 한다. 내친김에 집 앞까지 지하철을 타고 왔다. 도서관 갈 일이 아니라면 그 사람 많은 동성로에 볼 일도 없으니 말이다. 지하철에서 내리면 바로 코앞에 스타벅스가 있다. 등에 진 가방 안에 노트북이 있으니 매장 문을 밀고 들어간다. 그런데 깜짝 놀랐다. 무슨 날인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오늘은 스타벅스 안에 사람이 없었다. 평소 손님의 2/3 정도였다. 게다가 오늘은 어쩐 일인지 조용하기까지 했다. 스타벅스에 드나들면서 과연 오늘과 같은 날을 몇 번이나 보게 될까?


지난번에 왔을 때 너무 시끄러워서 오늘은 이어폰까지 챙겨 왔는데, 어쨌건 간에 오늘의 이 분위기는 내게 그저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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