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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Jun 09. 2024

글쓰기에 진심인 사람들

글쓰기에 진심인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건 자신이 갖고 있는 직업 외에 다른 분야에서 수입을 창출하고 싶다는 욕망 때문일 가능성도 있겠으나, 사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글을 써서 돈을 벌겠다는 것만큼 허황된 계획도 없는 것입니다. 그 많은 글쟁이들 중에 과연 몇 명의 사람들이 그나마 표가 날 정도로 수입을 거두고 있을까요? 지금도 실려 있는지 모르겠지만, 몇 년 전 초등학교 5학년 국어 교과서에 그런 글이 실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 글은 대한민국의 웬만한 남자아이들이 장래희망의 최소 1~3순위로 꼽는 프로게이머의 현실에 대한 글이었습니다. 10000명의 프로게이머들이 등록된 상태라고 가정했을 때 그중에서 그나마 먹고살 만큼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게이머들은 100명도 채 안 된다고 말입니다. 쉽게 말해서 아무리 하고 싶어 해도 자신이 앞가림할 정도의 경제력을 가진 이는 1%도 채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저는 글쓰기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흔히 이름만 대면 알 정도가 아니라면 사실상 인세로 먹고산다는 것은 그 자체로 그저 허황된 꿈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시대의 흐름을 반영했을 때 정말 돈을 벌고 싶다면 근사한 아이디어를 무기로 삼아 유튜브 계정을 운영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인 방법인지도 모릅니다.


물론 글을 쓰는 사람들은 글 쓰기에 최소한의 소질을 갖고 있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정작 글을 쓴 자신은 물론 타인이 읽어도 어떤 식으로든 마음이 움직이는 그런 글을 그들은 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쓴 글은 사람들을 울리기도 혹은 웃기기도 할 테고, 어떤 일로 인해 실의에 젖어 있는 사람들의 어깨를 추어올리게도 해 줄 것입니다. 글이라는 것이 반드시 치유 혹은 격려의 목적을 가지는 것은 아니라고 해도 요즘 같은 세상이라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런 목적에서 글을 혹은 작품을 찾아 읽곤 하니까요.


특출 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 글을 쓰는 게 가장 좋은 것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말에 너무 의존한다면 특출 난 재능은커녕 일말의 재능조차도 보이지 않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히 글이라는 걸 쓸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맙니다. 그렇지만 세상 일이 어디 그렇던가요? 재능이 없어도 노력만 뒤따른다면 우린 얼마든지 어느 한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배워왔고 또 그렇게 믿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노력이 얼마나 거듭되어야 재능을 넘어설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사실상 노력의 여하에 따라 넘지 못할 산은 없는 법입니다. 그렇게 되어야 이 인생이라는 것이 살 맛이 나는 것이 될 것입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많은 사람들이 줄곧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고맙게도 저를 포함한 적지 않은, 글쓰기에 재능이 없는 사람들이 이 말을 방패 삼아 오늘도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뭔가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달려들어 진심으로 노력하는 사람은, 자신이 노력한다는 말을 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고 말입니다. 얼마나 노력해야 재능을 넘어설 있을까요? 아니, 그건 사실 바라지도 않습니다. 얼마만큼 노력을 해야 그들과 어깨를 견줄 있을까요?


글쓰기에 진심인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세상입니다. 글을 혹은 작품을 찾아서 읽는 차원을 떠나 이젠 자신의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욕구 때문이겠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혹은 세상에게 할 말이 많다는 뜻이겠습니다. 그 어디에서도 귀 기울여 주지 않는 자신의 메시지를 세상에 퍼뜨리고 싶다는 것이겠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은 외롭습니다. 할 말은 많으나 기꺼이 들어줄 사람이 없습니다. 쉴 새 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쏟아냅니다. 이미 쏟아냈으니 이젠 주워 담을 수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은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거기에 처절한 노력까지 뒤따라야 합니다. 어느새 타인이 자신의 글을 읽어 줄 만한 수준에 도달할 정도가 될 때까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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