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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Jun 14. 2024

소리 없이 강한 사람

140일 차.

1997년에서 2002년 사이에 대우에서 생산되었던 중형자동차 중에 '레간자'라는 차가 있었습니다. 이름이 참 특이하다는 생각을 하게 했던 차였는데, TV 광고에서 본 '소리 없이 강하다'라는 문구는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을 정도로 각인 효과가 상당했습니다. 사실 이 이름은 누가 봐도 이탈리아식 작명이 분명해 보입니다. 위키 백과에서 찾아보니, 'elegante'(우아함)과 'forza'(힘)이라는 이탈리아어가 합쳐져 소리 없이 조용하고 우아한 힘을 지닌 자동차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또 다른 의미로는 래()와 강자(強者)를 조합한 이름, 즉 새롭게 다가온 강자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자동차 이름 하나에도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을 정도였습니다.


저는 글쓰기에 있어 다른 욕심은 없습니다. 다만 그 레간자처럼 소리 없이 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어쩌면 하나는 갖고 있습니다. 그 말은 곧 아직 글쓰기에 있어서 저는 강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강하지만 소리 없이 사람들에게 스며들고 싶은, 혹은 부담 없이 제 글을 찾아 읽을 수 있게 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나 할까요?


가끔 이런 궁금증이 들 때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왜 저는 브런치스토리 메인 화면에 한 번도 제 글이 내걸린 적이 없을까, 하고 말입니다. 제가 그런 걸 크게 의식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만, 그만큼 제 글이 그다지 읽을 만한 구석이 없다는 뜻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사실 그건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그리 고무적인 일은 아니라는 의미겠습니다.


매일 브런치스토리 앱에 접속하면 홈 화면에서 몇 개의 코너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에디터픽 신작 브런치북', '요즘 뜨는 브런치북', '오늘의 작가', '오전(후) *시 브런치스토리 인기 글', '완독률 높은 브런치북', '구독자 급등 작가', 그리고 '에디터픽 최신 글'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무려 7개의 코너에서 많은 작가님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여태껏 단 한 차례도 이곳에 제 글이 내걸린 적이 없습니다. 어찌 보면 별 것도 아닌 것입니다만, 한때는 별 것 없는 것에제가 노출이 못 될 정도로 시원찮다는 뜻인가, 하는 생각도 들곤 했습니다.


이제 더는 이런 자잘한 일에 신경을 쓰진 않습니다. 다만 정말로 이런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습니다. 글만 잘 쓰면 되는 것입니다. 그 외의 다른 방법이 있을 리 없습니다. 그 말은 아직 전 멀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것보다는 약간은 더 큰 꿈을 가져 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지금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인 '매일 글쓰기'와 '다작하기'로 밀어붙이자고 말입니다. 뭐, 그렇게만 하다 보면 제게도 그런 영광스러운(?) 닐이 한 번쯤은 오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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