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닥치고써 Jun 20. 2024

매일 글쓰기 1주년 기념

146일 차.

2023년 6월 20일부터 어제까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글을 썼습니다. 오늘은 딱 1년이 지나는 날이고요. 그래서 오늘은 작은 기념일인 셈입니다. 글쎄요, 어찌 보면 별 것도 아닙니다만, 어쨌거나 전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글을 썼다는 데에 제 자신에게 후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요즘과 같이 좋은 세상에 시간을 보낸다는 측면에서 생각해 보면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을까요? TV에선 하루 종일 소일용으로 방송되는 프로그램들이 많습니다. 24시간 중 단 1분도 멈춤이 없고, 재미있게 본 프로그램은 질릴 정도로 반복 시청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넷플릭스 같은 채널은 영화나 다회분의 드라마를 언제든 볼 수 있고 흥미가 떨어질 때까지 시쳇말로 정주행이 가능합니다.


네, 맞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여가생활로 할 수 있는 일 중에 글쓰기만큼 따분하고 힘든 일은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많고 많은 것 중에서 굳이 글쓰기를 선택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의가 있는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어느 누구도 제게 글을 반드시 써야 한다며 등을 떠다민 것도 아닙니다. 마감 기한이 있다거나 하다 못해 제 글을 기다리는 고정 독자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글을 쓰기 싫은 날도 분명 있었습니다. 그런 날이면 아침부터 글을 쓰느라 꽤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1년을 지나는 동안 그런 날이 채 열흘도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나머지는 즐겁고 행복하게 글을 썼습니다.


(사실상 그럴 확률은 거의 없지만) 잘 쓰든 못 쓰든 무조건 아침이 되면 제일 먼저 글부터 썼습니다. 출근하면서 1~2편, 퇴근하는 길에 1~2편을 쓰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젠 어느 정도 습관이 되어서 그런지 글쓰기로 하루를 시작해야 온전히 하루를 보내는 느낌이 듭니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글이 잘 안 풀리거나 바쁜 날엔 하루를 건너뛰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글쓰기는 저와의 약속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할 만큼의 일일할당량을 저에게 부여해 놓은 상태입니다. 하늘이 두 쪽 나는 한이 있더라도 무조건 하루에 세 편씩은 쓰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단 하루의 예외도 있어선 안 됩니다. 더러 많이 바쁘거나 책을 읽느라 그날의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날은, 다음 날에 네 편을 씀으로써 최소한 저와의 약속을 지켰습니다.


언제까지 이 글쓰기를 지속하게 될지는 저조차도 알지 못합니다. 그냥 원 없이 글을 쓰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글이 어떠니 저떠니 하는 말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 글을 사람들이 보고 뭐라고 생각할까, 하는 소심한 마음도 접을 생각입니다. 가능하면 하루라도 더 글을 쓸 생각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새 소설 쓰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