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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Jun 28. 2024

나의 일요일

154일 차.

벌써 금요일입니다. 빨라도 어쩌면 이렇게 빠르게 시간이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오늘 하루만 보내면 또 이틀의 휴식 시간을 갖게 됩니다. 특별할 게 없는 평범한 주말입니다. 매번 식사 시간마다 메뉴가 바뀔 수 없듯 주말이라고 해서 평일과 다른 방식으로 보내진 않습니다.


따지고 보면 토요일은 주말이 시작되는 날이고, 일요일은 주말이 끝나는 날입니다. 똑같은 24시간, 그래도 다가오는 그 느낌은 분명히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토요일은 하루가 지나도 일요일이라는 또 다른 휴식일이 주어지지만, 일요일이 끝나면 곧장 출근해야 하니까요.


게 토요일은 아들이 집에 오는 날로 기억됩니다. 금요일 저녁에 와서 일요일 오전에 복귀합니다. 한 번은 제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매번 집에 오는 게 불편하지 않냐고 말입니다. 우린 괜찮으니 매주 4시간 가까이 버스 타고 오는 것도 힘들다고, 어떤 주는 오지 말고 부대에서 쉬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들이, 모든 사병들이 주말이면 다 나가기 때문에 그 큰 건물에 이틀 동안 혼자 있어야 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오늘 밤에도 어김없이 아들이 내려옵니다. 막상 내려와 얼굴을 보면 반갑지만, 헤이질 때가 되면 마음이 안쓰러워집니다. 제 자식이라 그렇게 생각되겠지만, 아무리 편한 곳에 가 있다고 해도 그래도 군인은 군인이니까요. 아무튼 토요일 밤은 괜스레 바빠집니다. 각자에게 1주일 동안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깊은 밤을 맞이합니다. 결국 토요일 하루는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인 셈입니다.


그렇게 보면 제게 주말은 아들이 자대로 복귀하는 일요일 아침부터입니다. 하루를 오롯이 저를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 됩니다. 제게 주어진 24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이겠습니다.


일요일 아침이 되면 몸과 마음이 바빠집니다. 짧은 시간 내에 적지 않은 일들을 소화해야 합니다. 간혹 얼마 전처럼 부산이나 서울 등을 갔다 와야 할 일도 생깁니다. 너무 빡빡하게 하루를 보내면 월요일이 힘들어지니 가급적이면 여유 있게 하루를 운영하려 애를 씁니다.


이번 주 일요일은 가까운 경주라도 한 번 갔다 올까 생각 중입니다. 날씨가 어떨지 고민이긴 합니다만, 비가 오면 오는 대로 정취가 있지 않겠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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