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닥치고써 Jun 28. 2024

금요일 퇴근 시각

2024년 6월 28일 금요일, 맑음


4시 40분 조금 넘어 학교를 나섰다. 학교 구조상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1층에 내리면 교직원 주차장을 지나가야 한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주말은 정시 퇴근 시각에서 20분 정도만 지나도 남아 있는 차량이 없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한때 이런 광고가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모르긴 몰라도 많은 사람들이 이 광고에서 적잖은 위로를 받은 걸로 알고 있다. 낮 동안 열심히 일했으니 집에 갈 때는 뒤도 돌아보지 말고 가란 얘기였다. 그래도 뭔가 찜찜해하는 누군가에게, '너, 열심히 일했잖아. 그러니 어서 가!'라며 떠나는 발걸음을 가볍게 해 주었다.


요즘은 남아서 일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소위 말하는 MZ 세대에 속하는 선생님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지금은 더더욱 그런 경향이 짙다. 그래서인지 남아서 일을 하고 있다 보면 어딘지 모르게 모자란 사람이 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남들 다 일할 때 넌 뭐 하고 굳이 남아서까지 해야 할 정도로 일이 많냐는 말을 듣기도 한다. 그놈의 빌어먹을 말인 워라밸 영향이 컸다. 과연 지금 우리에게 워라밸이 가당키나 한 건가?


하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나는 낡아빠진 세대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그들은 그들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가 믿는 대로 행동하면 될 일이다.


워라밸, 안 어울리는 옷을 입으려 하지 말자. 죽자고 일만 하는 건 아니지만, 내게 워라밸은 딴 세상 얘기다.

매거진의 이전글 조퇴한 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