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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Jun 29. 2024

비가 오는구나.

2024년 6월 29일 토요일, 비


볼일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올 때보다 빗줄기도 굵어졌고, 하늘을 봐도 당장 그칠 비로 보이진 않는다. 별 수 없다. 우산을 폈다 접었다 하며 갈 길은 가야 한다.


그나마 오후 늦게부터 비가 와서 다행이다. 확실히 비가 오면 행동엔 제약이 따르기 마련이다. 특히 나처럼 차 없이 움직이는 사람에겐 비는 쥐약이다. 어딜 가나 비를 맞아야 하고, 우산을 든 오른손 때문에 여러 가지로 번거롭고 불편해진다. 손이 두 개가 아니라 한 네 개쯤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하긴 사람의 손이 네 개씩이나 되면 미적으로는 영 아닐 테다.


오죽하면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정도다. 다음 생엔 비가 아예 내리지 않는 곳에 태어나고 싶다고 말이다. 과연 그런 곳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만약 있다면 정년퇴직 후에 그곳으로 이주해서 살았으면 좋겠다.


볼 일을 보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이동 중이다. 50분의 시간, 이젠 그칠 비는 아니지만, 지하철에 내려 집 앞의 파스쿠찌까지 가는 5분 동안만 비가 덜 왔으면 좋겠다. 오십 년을 넘게 살아도 이 망할 놈의 비는 좀처럼 적응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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