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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Jul 12. 2024

엄마와 아이의 기싸움

2024년 7월 12일 금요일, 맑음


친하게 지내는 아이가 하나 있다. 오늘 그 아이가 교실에 와서 한 20분 정도 얘기를 나누다 갔다. 뭐, 그런 얘기이다. 아이는 가기 싫어하고, 어떻게든 아이의 엄마는 학원을 보내고 싶어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팽팽한 줄다리기, 두 사람의 말을 모두 들어 본 내 입장에선 충분히 두 사람 다 이해가 간다. 원래 그런 법이다. 첨예하게 의견이 대립할 때 어느 한쪽만 옳다거나 그른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런 일을 볼 때마다 생각이 들곤 한다. 학원이 뭐기에 이렇게 모녀지간에 갈등이 생기는지 하고 말이다. 정작 다니게 될 사람은 태무심하게 반응한다. 반면에 보내는 사람은 기를 쓰고라도 보내려 한다. 누구의 승리일지 알 수는 없으나 당연히 종국엔 엄마의 승리가 되고 만다. 안타까운 건 엄마가 이기게 될 거라는 사실을 아이도 안다는 것이다. 알면서도 버텨 보는 것이다.


학원에 보내야 한다는 엄마의 불안감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서 얘기했다. 학원에 가지 않고도 공부할 수 있는 몇 가지 요령을 가르쳐 줬다. 걱정거리만 한가득 안고 집으로 가는 아이를 보니 마음이 무거웠다.


과연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했을까? 다른 건 몰라도 아이들의 교육 문제만큼은 전적으로 아내에게 맡겼다. 체계적으로 이끌고 갈 자신이 없다면 어느 한쪽은 뒤로 물러나 있어야 한다. 사공이 많으면 배는 산으로 가기 마련이다. 내가 물 주고 키울 자신이 없다면 애써 남이 키운 꽃밭을 짓밟으면 안 되는 법이다.


학원이라는 것이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 이렇게도 많은 아이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는 걸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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