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닥치고써 Jul 11. 2024

그냥 몇 줄 적기

2024년 7월 11일 목요일, 흐림


약간은 더웠으나 오늘은 전반적으로 날씨가 견딜 만했다. 폭염도 없었고, 지긋지긋한 비도 없었다. 멀리 구미 금오산 쪽은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어 한 차례 소니기를 퍼붓는 듯했지만, 내가 있는 곳은 그저 평온했다. 살짝 불길한 마음이 든다면 태풍이 몰아치기 직전의 그 고요 속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겠다.


어쩌면 다행인지도 모른다. 한창 바쁜 학기말에 날씨까지 사람을 붙들고 늘어진다면 아무런 방법이 없다. 오늘 단 하루라도 좋고, 이런 날씨가 며칠 이어진다면 그야말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을 테다.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커피 매장에서 달달한 커피를 마시고 있다. 내일 학교 가서 해야 할 일 외에는 어지간히 묵직한 일들은 다 완료한 상태다. 마음 편안하게 바닐라 라떼를 마시며 오늘 하루를 정리하고 있다.


이래서 사람은 일을 해야 하는 모양이다. 마냥 일 없이 집에서 쉬었다면 이런 호사를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별 것 없었던 하루에, 마찬가지로 별 것도 없는 일기지만 이렇게 몇 줄 적어 내려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냥 편하게 생각하자. 특별한 일이 없어도 떠오르는 대로 적는 게 일기라고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대중교통 통근의 비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