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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Aug 12. 2024

아픔을 안고 사는 우리 모두에게

#19.

오늘 제 마음을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는 사진을 봤습니다. 이 사진은 이번 파리올림픽에 태권도 80kg급으로 참가한 한 선수가 동메달 결정전에서 상대 선수에게 패한 후 코치에게 위로를 받고 있는 모습입니다. 사진만 봐도 경기 결과에 얼마나 마음 아파하는지를 느낄 수 있을 도입니다. 남녀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있는 건 아닙니다만, 선수나 코치의 상기된 표정이나 울음을 참는 듯한 모습은 마음을 미어지게 하고도 남습니다.


이 사진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단 이 선수뿐만 아니라 얼마나 많은 선수들이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 결과를 두고 통한의 눈물을 집어삼켜야 했을지를 말입니다. 맞습니다. 세상 모든 일이 단지 마음을 먹는다고 되는 일은 아닌 것입니다.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경기에 출전한 모든 선수가 메달리스트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문득 생각은 저와 여러분, 보다 더 넓은 의미에서의 우리로 확장되었습니다. 지금도 각양각색의 삶의 전선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좌절하고 있을까, 하고 말입니다. 그래도 어쩌면 이 사진 속의 저 선수는 마음은 위로를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마치 자신의 일처럼 함께 마음 아파하고 눈물을 흘려주는 사람이 옆에 있으니까요. 그런데 우리 주변엔 생각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슬픔과 고통을 함께 나눌 사람이 없어서 더욱 힘들어하고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물론 누군가는 그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사람이 더 커나가려면 시행착오를 반드시 겪고 이를 이겨내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 말도 분명 맞는 말입니다. 모든 일에 실패 한 번 없이 승승장구하는 사람은 사소한 단 한 번의 실패만으로도 와장창 무너지기 마련일 테니까요. 성공을 위해서 으레 겪어야 하는 실패가 우리의 삶 도처에 널려 있다는 걸 우린 알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 장애물을 뛰어넘어 성공을 이루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그 앞에서 잠시 무릎을 꿇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인생인 것이겠습니다.


다만 앞으로 열심히 전진은 하되, 주변을 조금씩 둘러볼 줄 아는 아량을 길러야 하지 않겠나 생각해 봅니다. 저렇게 마음 아파하는 누군가가 있는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주변에 그런 사림이 있다면 우리는, 우리의 어깨를 잠시 빌려주고 함께 눈물 흘려줄 수 있어야 합니다. 또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다고 다독여 줄 수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살아가다 보면 우리의 뜻과는 상관없이 일이 잘 안 풀릴 때도 있고, 이전보다 더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패라는 결과지를 받아 들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때 실의에 빠져 더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 같은 우리에게 힘이 되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얼마나 크나큰 힘이 될까요? 전 바로 그 사람이 제가 되고,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우리가 좌절한 어떤 순간에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걸 알게 된다면 그것만큼 슬픈 일은 없을 테니까요.


사진 출처: 서울신문 기사 인용 사진 중에서 https://v.daum.net/v/20240812160102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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