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작이 Aug 15. 2024

열등감에 기인한 자존감

#20.

인터넷 뉴스를 뒤적이다 무심코 기사글 하나를 보게 되었습니다. 서울대학교발전재단에서 재학생 학부모들에게 제공하는 차량용 스티커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글을 읽어 보니 아이가 서울대에 다닌다고 해서 무조건 주는 건 아니더군요. 신청만 하면 준다고 했습니다.


온라인상에서 이 현상을 두고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모양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울대라는 곳이 최소한 우리나라에서는 일종의 계급적 차원에서 이해될 만한 것이기 때문이겠습니다. 초중고등학교 학생을 자녀로 둔 집에서는 서울대라는 간판 자체가 권력이 됩니다. 막상 다니는 본인은 말할 것도 없고, 학부모들도 시쳇말로 목에 꽤나 힘을 둘 수 있는 환경이 바로 우리나라인 것입니다.


얼마 전 수능에서 만점자가 우리 지역에서 나왔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학생의 엄마가 유수한 입시 학원의 학부모 상담 및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실장으로 스카우트되었다는 웃지 못할 일까지 있었습니다. 그것이 사실이건 아니건 간에 우리나라라면 족히 그러고도 남을 만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주변의 웬만한 학부모들은 어떻게든 자기의 아이가 학업만 향상될 수 있다면, 더군다나 뒷문으로라도 서울대에 들어갈 수 있다면 어떤 일이든 불사할 태세를 보일 정도입니다.


현실이 거의 이 정도에 이른다면 서울대가 하나의 특권이자 계급이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요? 자기의 열등감을 자식에게 투영한 어른아이들이 표출하는 삐뚤어진 자존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입니다.


분명 어떤 이들은, 아니 서울대 재학생을 아이로 둔 분들은 제게 그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다 자기 자식을 서울대에 못 보내니 배 아파서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우리나라이기 때문에 지극히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진 출처: https://v.caum.net/v/20240814160049085 (한국일보 기사 사진 자료)

매거진의 이전글 아픔을 안고 사는 우리 모두에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